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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으로서 느끼는 의료대란 상황과 해결책.218

  • [* 익명 *]
  • 등록일 2024-09-14 12:29
  • 조회수 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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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 정도 된 치과의사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그리고 방치하면 훨씬 커질 의료대란의 상황과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말씀드립니다

1주전에 쓰다가 말았고, 오늘 마무리한 글이라는 점 말씀드립니다.

 

참고로 6개월 전에 썼던 글입니다.

https://m.ppomppu.co.kr/new/bbs_view.php?id=whatever&no=24155


1.의료개혁(?)의 심각한 문제점

우리나라 의료의 당면한 과제로 필수의료의 의사수 부족을 얘기하는데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부터 살펴봐야 되는건 너무 당연합니다.


☆☆필수과 의사가 부족해지는 가장 큰 원인이 뭘까요??

너무나 명백하게 "수가 문제" 입니다.

필수과 일을 할수록 수술을 할수록 적자가 나는데, 이게 정상일까요?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 되어 온겁니다.

모든 의사들이 알고있고, 치과의사인 저도 알고있고, 정부 관계자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손보고 그래도 안되면 증원같은 다른 해법도 강구해야죠.


택배 기사님들이 배달 하나 할때 500원씩 손해 본다면 택배업이 유지가 될 수 있나요?

사실 일시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시장 독점을 위해 자본 투입해서 일시적으로 손해면서 로켓배송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죠.


2.앞으로의 상황

일을 할 수록 적자가 나는게 근본적인 원인인데, 

수요와 공급 헛소리 하면서 원인은 방치하고 2000명 증원하면 필수과 의사수가 늘어날까요?

2000명 중에 한두명은 필수과에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필수과에 지원했을 대부분의 의사들이 수련 자체를 포기한다는게 포인트 입니다.

당장의 위기를 극복해서 의사수가 늘어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왜냐면 근본 원인이 의사수 부족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번 사태를 겪은 의대생들이 군의관, 공보의로 안가고 그냥 군대 가버립니다.

시골 곳곳에서 급한진료나 가벼운 진료를 볼 수 있었던 의료접근성이 박살나는 거예요.

간호법 개정으로 일부는 대처할 수 있겠지만 비용도 효율도 매우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군의관을 민간의사로 대체하는것도 매우 큰 일입니다.


3.정부의 대처

무능력한 정부의 대처에 대해선 한가지만 말할께요.

"군의관 차출해서 서울 응급실에 보냈죠."

그 군의관이 응급처치 하다가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 질까요?

국가가 나서서 책임 져줍니까?

병원에서 대신?

본인이 군인인데 안전장비 없이 지뢰 제거 업무에 투입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나마 민주주의 국가라 투입은 해도 강제로 일시키진 못합니다.

이때 열심히 지뢰제거 하실분 혹시라도 계신가요?

한마디로 전혀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입니다.


4.정부의 진정성

정부와 의협이 대치 중인 상황에서.

상대가 제일 싫어하는 것중에 하나인 간호법을 통과 시킵니다. 

역겹지 않나요?

국민을 대화와 협의의 대상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처벌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간호법에 대해 찬반 의견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발등에 불 떨어지니 대화하자고 하는데,

 "2026년 증원은 안할수도 있으니 대화하자" 이러더군요.

왜 2025년 증원에 대해선 은근슬쩍 넘어가죠?

그 대화에 의협이 응하면 2025증원은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건가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정치가의 협상기술인지 뭔진 모르겠는데,

국민들은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5.해결책

사실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정부에서 정말 밀어붙일 거였으면 이지경이 되기전에 담판을 지어 놨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년 입시를 이미 확정했으니 이걸 변경하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역풍을 맞겠죠.

정부 입장에서 최선은 내년도 2000명 증원만이라도 용인하게 하고, 반대급부를 주는 건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야 합니다.


복지부 장,차관 경질하고 상대가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앉히는게 우선입니다.


- 이후에 보니 여러 의사단체중에 일부와라도 회담하겠다고 쇼하면서 의협이 응하지 않으니까 병원장 협회인지 뭔지랑 만나더군요.

의사를 대표하는 협회는 싫든 좋든 의협입니다.

전공의들은 의협에 소속돼 있고, 학생들은 아직 의협에 소속되어 있진 않죠.


이번 사태와 더 직접적인 당사자는 전공의 협회와 학생회인데, 현재 전공의와 학생들이 의협에 불만이 많고 따르지 않는다는 기사가 납니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할게, 2000명 증원을 의사들 집단 이기주의로 반대한다고 하는데, 증원과 관련해서 대부분의 개원의들은 별로 손해볼 게 없습니다.

증원을 받아들이는데도 면허딴지 오래된 의사들과 젊은 의사,학생들 사이에는 온도차가 있을 수 있는 이유죠.


"정부가 설득할 주 대상은 전공의와 학생들입니다."

의협을 통해서 하든,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든 전공의와 학생들을 배제하고선 문제해결이 되지가 않아요.

앞으로의 모든 논의과정에서 전공의와 학생들의 대표를 포함시키는 걸 원칙으로 해야 됩니다.

의협을 설득했는데 정작 학생들을 설득 못하면 문제가 해결된게 아니니까요.

쓸데없는 병원장 협회같은거 만나는 쇼하지 말고 의협을 통해서 전공의와 학생들을 설득해서 돌아오게 하는게 너무 시급합니다.


6.임시방편

- 이후에 보니 응급실 치료시 경증환자는 본인부담금을 90프로로 올렸네요.

오히려 이 정책이 응급실 부담을 줄이는 부분은 있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료인프라가 좋은 환경에서 경증과 중증 여부 판단을 환자에게 맡긴다는게 코미디네요.

오래전에 아이 머리가 찢어졌을때 저는 안꼬매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인 의사샘과 상의 후 응급실에 가서 꼬맺던 적이 있습니다.

응급실 내방이 남발되는게 문제긴 하지만,

의료인인 저도 제대로 판단 못하는데 일반인들에게 판단을 맡겨서 해결한다는게 말이 되나요?


정부차원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를 119에 배치해서 신고 들어온 시점에 응급실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응급일 경우 가능한 병원을 직접 연결시키는게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일종의 원격진료이고 찬반이 있을 수 있으니, 현재 사태에 한해서 시행하고, 지속여부는 차후에 다시 논의하면 어떨까 합니다.


7.당부 드리는 말씀

윤정부가 다 못하는데 의료개혁 하나는 잘한다고 착각하고 지지하지 마십시오.

장담컨데 윤정부 정책들 중에 최악이 의료개혁입니다, 현재로선.

특히 추석때 안전운전 합시다.

저도 더 조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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