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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포럼 입니다.

참 기구한 내 운명에 대해서72

  • [* 익명 *]
  • 등록일 2024-05-24 01:41
  • 조회수 10458
현재 지방(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입니다. 아니 지금은 백수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참고로 저희 부모님께서는 지방에서 흔히 말하는 건물주 이십니다. 아파트, 상가건물, 오피스텔, 빌라 등 꽤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하면 아래에 나오는 제 이직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다다음주 월요일 서울에 소재한 중견기업으로 이직 예정입니다. 어찌보면 참 좋은 조건인데 가는게 무섭습니다.

 

제목처럼 참 기구한 내 운명....이지만 모두 제 선택으로 이루어진 기구한 운명이 펼쳐졌었고 지금은 그때의 제 선택때문에 무섭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하기 전에 모 대형 건설사(대기업)에 4차 PT면접까지 보고 공채로 입사를 하였습니다. 

 

대학 전공이 국제통상이었기 때문에 해외사업부&해외영업부로 취업을 했습니다. 입사를 하고 3개월쯤 되었을때 외국에 주재원으로 가보지

 

않겠냐 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는 메인이 아니고 같이 딸려가는 쩌리였지만 대학생때 교환학생 경험이 있다보니 매력을 느껴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갔습니다. 그런데...그 국가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진국이 아닌 한창 개발 붐 이 불었던 동남아시아 였고...참 힘들더군

 

요. 일주일 근무6일에 3일은 접대 받고 하루는 접대를 하고...막내라 무조건 따라 가야하기때문에 정말 한...3달만에 8KG이 쪄버리고 몸이

 

망가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저히 버티지 못해서 추석때 휴가 받아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정말 힘들고 어렵게 준비해서 입사한 대기업이 었지만 제 몸이 죽을 것 같아서 퇴사하고 나왔고 부모님도 잘했다고 하셨습니다.

 

사직서가 수리되고 몇 일 쉬지도 않고 바로 지방에 있는 외국계...정확히는 외국계의 생산 아시아기지 역할을 하는 회사에 이직하였습니다.

 

여기는 참 좋더라구요. 칼출칼퇴에 자유로운 분위기에 출근이9시면 9시전에 들어오는 월급!!그날 하루가 즐겁더라구요ㅎㅎㅎ물론 대기업

 

급여에 비하면 3/5수준이었지만요. 그렇게 3년을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의 삼촌 회사에서 한국인 직원이 필요했고 영어 사용에 문제가 없는 직원을 찾는데 친구가

 

일본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온 저를 추천해줘서 꽤 괜찮은 조건으로 가기로 했기때문이죠.

 

그렇게 일본으로 넘어가 1년간 일 하고 있는데 전여친이죠. 해당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회사의 딸...11살 나이차에 불구하고 

 

만나게 되어 진지한 사이로 발전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결혼 이야기 까지 나왔기 때문에 장인이 될 뻔!!한 분께서 '그 회사는 너무 작지 않나?수입도 별로고...일본어, 영어 둘 다 문제

 

없는데 왜 거기 있나?추천서 써 줄 태니까 내가 아는 회사로 이직해라.' 참 달콤한 말과 조건에 이끌려 정말 죄송하지만 소개받은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일본 거주 4년차 쯔음 전여친과 한번 해어지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것도 없고(사실 따지자면

 

전여친이 오해를 해서 생긴 일)...평소 멘탈이 좀 약했던 저는 참 힘들더라구요. 내가 한국이었고 본가에 있었다면 부모님께 이야기하고

 

소리내어 울 수 있고...친구들 만나서 술한잔 하면서 잊을 수 있게..위로 받을 수 있는데 타국에서 혼자(물론 일본인 친구, 한국인 친구가 몇

 

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게 친하진않고 제가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곳 아닌 여친 집 근처에 살았습니다.)견뎌낼려고 하니 너무 힘들어서

 

종교가 없는 제가 도쿄 신오쿠보에 있는 교회까지 갔을 정도니까요...

 

결국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또 시간은 흘러갔지만...한번 깨진 유리는 붙여도 또 깨지더라구요. 완전한 이별을 하기로 하였고

 

저는 또 멘탈이 흔들리고 부서져서 귀국을 택하였고 그렇게 한국으로 귀국을 하였습니다.

 

이때 제가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멀리 가서 산다는게 너무 힘들고 무서워졌습니다.

 

결국 다시 제 고향이자 본가로 돌아와 3달을 쉬고 집 근처 중소로 이직을 하였고 일본에서 받던 연봉의 딱 절반...수준이라도

 

가족이 있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오게 되었죠.

 

위에 적었듯이 부모님께서 워낙 부유하시니 저에게 딱히 터치도 없으셨고 '마음 편하면 그걸로 됬다.' 하면서 오히려 집 근처...아니 이

 

지역에 있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다 회사에서 주문 받은 물건을 생산에 넘길때 사원이 큰 실수를 해서 전혀 다른 색상의 물건이

 

생산되고 심지어 출하까지 되어 고객사가 받아본 후 난리가 났었습니다.

 

중소다 보니 제가 과장이었는데 정말 클래임 막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고객사에서 모든 제안을 거부하고 쉽백 하겠다 해서 금액으로 치면

 

약 3억 정도의 손실을 끼쳤습니다. 제가 관리자로서 정말 면목없고 회사에 미안했고...그 때 회사에서 안그래도 저를 안좋게 보던 부사장이

 

저에게 시말서+징계위원회를 연다고 하더라구요. 

 

아!참고로 저 부사장은 저에게 제가 하는 해외영업과 전혀 상관없는 부서에 제가 인사이동 하기를 바랬고 저는 죽어도 못간다고 버텼었습

 

니다. 이거때문에 맨날 트집잡고 그랬었거든요.

 

물론 제가 관리자로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지만 징계위 까지는 좀 오버아닌가 싶었습니다. 

 

해외영업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객사에 주문받으면  PI(프로포마 인보이스)보내서 확인 받고 진행을 하는데 고객사 쪽에서 넘겨준

 

주문도 코드는 없었고 칼라명만 있었기에 평소 구매해가던 코드의 동일칼라를 생산에 보낸거였거든요. 이렇게 고객사의 잘못도 좀 있고..

 

뭐 그 이후로 어찌어찌 노동청 가서 상담받고 아버지 친구분 중에 노무사 계셔서 상담받고 해서 오히려 제가 권고사직+퇴직금+위로금 

 

까지 받게 되는 결과가 나와서 퇴사하고 구직활동을 하던 중에 '설마 여기 되겠어?서울이고 연매출이며...영업이익이며...시총이며

 

다 괜찮은데...' 하면서 이력서를 제출했는데 서류합격 했으니 1차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더라구요. 

 

집에서 놀면서 눈치가 보이다 보니 서울에 친구도 만날겸해서 1차면접을 봤는데 바로 다음날 1차 합격이니 인적성 준비해라 연락이 왔고

 

인적성검사+과제를 제출해달라 라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잡플이나 사람인이나 캐치나...과제에 대한 이야긴 없었지만 집에서 놀면 뭐하나

 

하면서 또 그걸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약 3주 후에 연락이 와서 2차면접도 보자고 하더라구요.

 

이때도 참...자신감 없고 집에서 떨어져 나가는게 무서우면서도 위와 같은 이유와 변명으로 2차면접도 봤고...이번주 월요일에 최합인데

 

처우에 대해 협상을 하자고 해서 무난하게 협의를 하였습니다.

 

6월 첫째주 월요일 부터 출근을 하라 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이기적이게도 이런 통보까지 딱 받으니 순간 공황장애를 안겪어봐서 

 

모르지만 인터넷에 나와있는 증상과 비슷하게 숨이 안쉬어지고 머리가 아프고 손과 발에 땀이 나더라구요.

 

어찌보면 제 자신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서울에 가면 더 좋은 아들이 될 수 있을까? 더 나은 인생이 될까?

 

하면서 생각한적도 많았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2주뒤 집을 떠날 생각을 하면 무섭습니다...마마보이도 파파보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긴장되고 무서운지...

 

30대 후반이 되었음에도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제 자신이 정말 싫어지기도 하구요...하고 싶은거 다 하고 아니..다 하게 해주는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건지...

 

글을 쓰다보니 너무 두서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너무 긴장이 되서 일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최합하고 처우협의까지 했기 때문에 안갈수도 없습니다.

 

이런 저에게 쓴소리를 해주셔도 좋고 힘이 되는 말 해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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