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민앞에 의사를 '악마'로 만들었지만 의사가 정부에게 화난 점은 이겁니다.
1. 정부는 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1-1.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의 환자는 지방 병원을 가는 것입니다.
이말은 지역의 환자들은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쉽게 가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 말을 국민에게 전하지 않습니다.
의사를 비롯하여 많은 직종의 사람들은 경험치를 쌓아서 성장합니다.
의사가 경험치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환자를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암 진단 되면 서울에 있는 어느 병원으로 갈지 고민하지 않으신가요?
지방의 의사도 희귀 케이스도 많이 경험해 봐야 더 뛰어난 의사가 됩니다.
책만 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직접 경험한 케이스가 적어 놓치는 질환이 생기고, 이를 진단하지 못한 의사는 돌팔이가 되고
결국 서울에 있는 교수에게 진료를 봐야된다고 서울로 서울로만 가는 이 악순환은 어떻게 끊어야 할까요?
지방의 환자를 지방에 있게 하지 못하면서 지방 의사수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정부에 화가 납니다.
한가지 더. 지방에 공공의대를 만드는 것은 '공공의료'를 위함인가요, '지방소멸'을 막기위함 인가요?
인구수 몇십만의 도시에 공공의대를 만들고 거기에 공공 병원까지 만들어 유지하려면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갈까요?
나주에 생긴 한전공대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얼마나 될까요?
공공의대를 만들자고 요구하는 모습에서 원룸 장사를 위해 기숙사를 짓지 말라는 일부 지역민의 모습이 떠오르는건 왜일까요?
1-2. 실손보험으로 인하여 많은 폐해가 있기 때문에 실손 보험을 손봐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 의사들이 지금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역할은 실손보험입니다.
실손보험에서 본인 부담을 부담해주니 쉽게 병원에 가고 쉽게 검사를 하며 이게 다 의사의 수입이 됩니다.
의사 돈 못벌게하려면 실손보험을 손보면 됩니다.
응급실 뺑뺑이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무분별한 응급실 사용에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응급실 진료비가 비싸기 때문에 정말로 죽을것 같을 때 아니면 응급실에 잘 안갔습니다. 아니 못갔습니다.
하지만 실비 적용이 되면서 응급실을 예전보다는 편하게 갑니다.
응급실의 경증환자 이용이 되다보니 응급실은 항상 풀베드 입니다.
전공의 사직 이후 정말로 중증환자만 빅5 병원 응급실을 이용하게 하니 응급실 가동률이 정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 진료도 마찬가지 입니다. 병을 하나 진단 받으면 서울대 병원도 가고 아산병원도 가고 세브란스 병원도 갑니다.
병원마다 가서 진료를 받고 검사도 받습니다. 실비가 적용되니까 병원 이용이 아주 쉽습니다.
여기저기 아파서 진찰을 받고 쉽게 주사치료 도수 치료를 받습니다. 실비가 되니까 부담이 안됩니다.
피부과 가서는 비싼 아토피로션을 받아옵니다. 화장품하나가 생겼습니다.
내가 받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받으니 꼭 챙겨야합니다.
혹시 십년전에 통증의학과라는 곳의 존재를 아셨나요?
한때 안과 인기가 떨어져 안과 전공의가 경쟁하지 않고 지원만 하면 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백내장 시술 등이 실비보험이 되면서 안과 인기가 또 올라가더군요.
실비보험만 손보면 의사 수입은 줄어들게 할 수 있고 결국 의사는 보험진료를 볼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내외산소 필수과로 가게 할 수 있겠죠.
실손보험의 태생부터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지금의 실손 보험을 없애고 새롭게 만드는 수준으로 개혁해야한다고 말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1-3.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세계 제일 가는 의료 시스템인가요?
대한 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세계 제일의 시스템이라면 왜 다른 선진국들은 도입하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도입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우리의 의료 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는것 아닐까요?
얼마전에 앞으로 가치기반의 의료보험체계를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 국민들에게 홍보를 했을까요?
지금의 행위별 수가제가 의사를 부자로 만드는 시스템임을 알리고 총액계약제등을 통해 의사 수입을 낮추면 어떨까요?
아, 총액 계약제라고 알려진 보험체계를 가져오면 의사가 부족하긴 합니다.
왜냐면 의사가 그때부터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공무원이 되니까요.
남자분들은 군대 다녀오셨으면 아시겠지만, 군병원이 공무원 병원아니겠어요?
영국 의사들이 공무원이잖아요. 그래서 딱 정해진 양만큼만 일하니까 환자 대기가 길고 의사 부족하니 더 늘리겠다고 하구요.
앞으로 바뀔 의료 체제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상세히 말하지 않으면서 의사 수만 부족하다고 하니 화가납니다.
========================간단히 요약==================================
결국. 정부는 지역의사제는 말하면서 지역환자제는 말하지 않습니다.
실손보험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 서비스 이용이 세계에서 제일 많기 때문에 환자들의 병원 이용을 줄여야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를 알리지 않고 의사가 과도한 검사를 한다고 비난하면서 향후 의료 체제의 변화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자기들 표 떨어질까봐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의사는 악마처럼 만드는 정부에 화가 납니다.
지금까지의 의료시스템으로 정부, 국민, 의사 모두 혜택을 누렸는데, 어쩌면 모두가 공범이였는데
의사만 나쁜 놈으로 만든 정부에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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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유지되던 의료체계는 지속불가능한 체제였기때문에 언젠가는 완전 새판을 짜는게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겠죠. 하지만 그게 쉽나요??
이렇게 복잡한 문제를 단순히 의대생 2천명 증원이라는 정말 대책없고 생각없는 정책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화가납니다.
국민연금 개혁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논의된 국민연금 개혁이 결국엔 현재 MZ세대들을 희생시켜서 유지하겠다는거잖아요.
전공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 꿀빨았던 기득권 의사들은 화는 내지만 지금도 열심히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장미빛 미래를 꿈꿨던 MZ 의대생과 전공의는 자신의 미래가 박살 나는게 생생하기 때문에 휴학을 하고 사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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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공의들이 그렇게 고생하기 때문에 많이 뽑아준다는거 아니냐? 라고 질문하는 분들께.
A. 전공의의 복리후생에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조건이 하나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공의 근무 시간을 다른 노동자처럼 주당 40시간으로 제한해 달라구요.
수련이라는 이유로 주당 88시간이 넘는 근로를 하고 있는게 말이 될까요?
전공의를 증원해서 수도권에 생기는 대형병원 분원에 배치하는게 아니라 기존 수련 병원에 2배씩, 3배씩 더 근무하게 해서
편하게 해주신다면 의대 2천명 증원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정부가 원하는 방향일까요?
의대생을 늘리자는 것은 전공의를 늘리자는 말이고 싼 값에 88시간씩 일할 수 있는 인력을 통해 의료비를 낮추자는 목적인데요?
Q. 의사수가 늘면 자기들끼리 경쟁해서 결국엔 누군가는 필수과에 가지 않을까?
A.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필수과는 생명과 직결된 과인데 의대 사회에서 낙수로 떨어진 의사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우수한 의사를 원하시나요? 여러분이 폐암에 걸려서 흉부외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서남대의대병원으로 가시겠습니까, 아산병원으로 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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