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휴대폰 볼 시간도 없게…전남 이장관표 '용광로 축구' 강한 첫인상 [SS현장]

이장관 전남 드래곤즈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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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양=김용일기자] 사흘간의 짧은 준비 기간이었으나 이장관표 ‘용광로 축구’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K리그2 전남 드래곤즈가 새 사령탑 이장관 감독이 지향하는 공격 축구를 등에 업고 하반기 반전을 그린다.
용인대를 대학축구 최강자로 이끈 이 감독은 프로 사령탑 데뷔전에서 제 색깔을 냈다.
전남은 지난 12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끝난 경남FC와 K리그2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승리는 놓쳤으나 이 감독은 “사흘간 준비한 것을 100% 다 보였다”며 만족해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미래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공격 숫자를 많이 둘 것이고 전방부터 촘촘하게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킥오프 호루라기가 울리자마자 전남은 센터백 두 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높은 지점에서 경남을 몰아붙였다.
58초 만에 임찬울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 감독은 박인혁과 이중민을 투톱으로 둔 4-4-2 포메이션을 내세우면서 특유의 전방 압박과 변칙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투톱 아래 임찬울, 손호준이 지근거리에서 움직였다.
왼쪽 풀백 김태현도 전진 배치했다.
중원의 장성재는 수세 시 일차 저지선 구실을 하면서 공격으로 나가는 데 시발점 노릇을 했다.
전술의 핵심이다.
유헤이와 오른쪽 풀백 이후권은 5~6명이 상대 수비진을 공략할 때 중앙으로 좁혀 움직이며 밸런스를 잡았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예측과 타이밍’이라는 이 감독 화두에 맞게 약속한 공간에서 창의적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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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존재했다.
프로 사령탑이 처음인 이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를 상대하는 게 처음이다.
경남의 ‘삼바 트리오’ 윌리안, 티아고, 에르난데스의 개인 전술에 한때 4-1-4-1로 돌아서다.
후반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흔들렸는데, 굴하지 않고 반격에 나서 유헤이가 두 번째 득점을 해냈다.
비록 윌리안에게 중거리포 동점골을 내줘 비겼지만, 전남 팬은 도전적으로 축구를 펼친 이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미디어석 근처에 있던 50대 중년 팬은 “재미있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관중이 휴대폰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상대 진영에서 공을 돌게 만들겠다고 외쳤다.
그가 경기 중 박인혁이 공을 빼앗기고 심판에게 항의하는 동작을 지적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내 축구에서) 볼 빼앗기고 난 뒤 동작이 가장 중요하다.
심판에게 항의하거나 잔디보는 건 없어져야 한다.
호루라기가 울릴 때까지 온 힘을 다하는 것을 기대한다.
”
이장관호 첫 골을 기록한 임찬울은 “사흘간 상대 지역에서 압박해서 공을 탈취하는 것을 집중 훈련했다”며 “전술 색깔이 강한 감독임을 느꼈다.
(상대에) 밀리거나 지배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선수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감독이 원하는대로만 이뤄질 순 없다.
다음 상대는 리그 선두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뽐내는 광주FC다.
이 감독의 축구에 대해서도 광주는 면밀하게 분석해 나올 게 분명하다.
그가 지향하는 용광로 축구의 진짜 시험대가 다가오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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