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코로나19까지 변수 속출…'K리그 풀'을 넓힐 필요가 있다

조규성(가운데)이 지난 7일 레바논전에서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K리그 풀’을 넓혀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여러 변수와 싸웠다.
소집부터 그랬다.
주축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이 귀국 비행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자가 격리에 돌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벤투 감독이 주세종(감바 오사카)을 대체 발탁했으나 정우영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라크와 1차전을 치른 뒤에도 마찬가지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종아리 부상으로 2차전 레바논전을 뛰지 못했다.
그는 관중석에서 동료가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황의조(보르도) 역시 2차전은 후반 45분만 소화했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은 경기에서 제외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황의조는 45분 이상 뛸 수 없는 몸 상태였다”고 밝혔다.
둘은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파주NFC로 소집, 시차 적응할 시간도 없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했다.
그만큼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이처럼 살인적인 일정 속에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발생하고 있다.
향후 일정은 더욱 험난하다.
10월과 11월에는 홈에서 1경기를 치른 뒤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한다.
특히 벤투호의 핵심인 유럽파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0월과 11월 모두 첫 경기가 홈 경기라는 걸 고려하면 K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폭넓게 발탁해 기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9월 발탁된 26명 중 K리거는 딱 절반인 13명이다.
새롭게 명단에 포함된 건 조규성(김천 상무)이 사실상 유일하다.
비율만 보면 고른 발탁이라 볼 수 있지만, 주축 선발 자원은 사실상 해외파가 차지하고 있다.
1~2차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한 K리거는 홍철(울산 현대)뿐이다.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건 골키퍼 조현우(울산)와 구성윤(김천)를 포함해 모두 7명. K리거 중 절반 이상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것이다.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의 유일한 득점을 해낸 권창훈은 수원 삼성 소속으로, 레바논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이 홈구장이었다.
그만큼 선수에게 편했다는 뜻이다.
그런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종 예선 무대라는 무게감이 있지만, 상황에 맞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언제, 누가, 어떤 변수와 직면할지 모른다.
벤투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은 꾸준히 직접 K리그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좀 더 K리그 내에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자원을 고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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