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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도 몰랐다는 안익수 깜짝 사퇴문 낭독→FC서울 “돌발 상황, 입장 정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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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8-20 06:48
조회수 575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추구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중도 하차해 죄송하다.
내 능력이 부족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본다.
”

안익수 FC서울 감독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K리그1 27라운드 홈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퇴의 변’이라며 미리 준비한 사퇴문을 읽어내렸다.

서울은 이날 대구와 2-2로 비겼는데, 경기 종료 후 서울 서포터 ‘수호신’ 쪽에서 “안익수 나가!”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 목소리를 낸 일부 바람대로 안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서울 구단 측은 안 감독의 ‘돌발 발언’으로 주장했다.
서울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오늘은 정리 자체가 힘들 것 같다”면서 미리 구단과 합의된 내용이 전혀 아니라고 했다.
안 감독과 만나 얘기를 들은 뒤 내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다만 안 감독은 최근 다수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에 관한 고민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감독은 “서울이 발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이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선도하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메시지 전파하는 것을 멀리서 수호신이 돼 응원하겠다”며 “부족한 나를 믿어준 구단주, 선수단 지원하느라 수고한 프런트와 스태프, 비바람 폭염 등 궂은 날씨 가리지 않고 선수단을 지지한 서울 서포터 여러분, 그리고 구리 훈련장 잔디 관리하는 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FC서울 발전을 위해 노력한 선수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1년 9월 초 강등 위기에 놓인 서울의 소방수로 부임한 안 감독은 그해 팀을 극적으로 1부 잔류로 이끌었다.
특히 그는 “서울은 국내 축구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포지션 파괴를 화두로 한 후방 빌드업 등 빅리그에서나 볼 법한 도전적인 전술을 표방했다.

지난 2022시즌 서울은 전체 패스 수에서 2만923개로 12개 팀 중 1위였다.
슛 수나 키패스 등도 모두 리그 상위권으로 팬이 보기에 ‘재미있는 축구’를 지향했고 수치로도 어느정도 증명했다.
문제는 성적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엔 빌드업 전술에 걸맞은 스코어러의 부족, 하반기엔 실점률 70% 이상이 후반에 몰리는 등 승부처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 시즌 연속 파이널B에 머물렀다.

올 시즌엔 상반기엔 한때 2위까지 올라서고 꾸준히 상위권에 매겨지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6개월 임대로 뛴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6월을 끝으로 팀을 떠난 뒤 최전방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들어 후반 종반 실점률이 늘어나는 등 고질병인 ‘뒷심 부족’을 노출하면서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에 그쳤다.
대구전에서도 2-1로 앞서다가 후반 36분 에드가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했다.

안 감독은 안팎으로 기존 전술 대신 선수 체력 등을 고려하고 결과 지향적인 실리적 전술로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위 목소리와 마주했다.
또 일부 선수 기용을 두고도 소신과 외부 시선 사이에서 고민을 반복했다.

다만 서울 구단은 최근 몇 년간 부진에서 벗어나 파이널A 이상의 ‘결과’가 중요했다.
안 감독은 당장 성적도 중요하나 서울이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한 내부 환경, 시스템 재정비 등에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자신이 실패하더라도 현재 전술 등을 유지하며 서울이 갈 길을 제시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러다가 서울(4위·승점 39)이 최근 승점 획득이 더디면서 파이널B에 해당하는 7위권 팀과 승점 차가 3~5점 차이로 좁혀졌다.
정규리그 잔여 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2경기 실패 시 중하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
안 감독은 부임 이후 팬의 가장 큰 비판과 마주한 가운데 더는 자기 색깔을 표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은 서울 구단에 넘어갔다.
서울은 2011년 이후 5번의 감독 교체와 6번의 감독 대행이 자리에 앉는 등 혼선을 겪었다.
안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이면 또다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사령탑이 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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