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각 나라 유망주가 출전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은 이번에도 일본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축구도 나름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은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1~2차전서 1승1무를 기록하며 조기에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했다.
반면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대회를 마감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안았다.
일본은 1차전서 승리했지만 2~3차전서 연패를 당해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4년 전 폴란드에서도 한국은 일본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다.
당시 한국은 FIFA 주관 대회 최초로 준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은 16강전에서 일본을 잡고 8강에 진출했다.
한일전 승리는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고, 이후 한국은 결승까지 쾌속 질주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축구는 일본에 크게 밀린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일본은 늘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 정서상 ‘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아시아의 라이벌인 것도 사실이다.
한일전이나 국제 대회에서의 성적을 통해 자부심, 혹은 열등감을 느끼는 배경이다.
사실 축구 인프라만 놓고 보면 일본은 한국의 비교 대상이 아니다.
2022년 기준으로 일본 내 등록선수는 무려 82만여명에 달한다.
여성(약 2만8000명)을 제외하면 남자만 약 80만명이다.
우리나라 현실은 어떨까. 남녀 합쳐 총 12만4808명이 등록선수의 전부다.
일본에 비하면 약 15% 정도에 불과하다.
축구를 주로 시작하는 연령대인 초등학생 등록선수는 일본이 26만여명에 달하는데 한국은 1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프로축구 수준 차이도 심하다.
1~2부리그까지만 승강제를 실시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이미 3부리그까지 프로로 운영되고 있다.
세미 프로인 4부리그까지도 승강이 가능하다.
여기에 아마추어인 5~7부리그 시스템까지 확실하게 자리 잡은 환경이다.
한국과 비교해 유럽파가 많은 것도 J리그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J리그 구단은 재정적으로 자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에도 유럽 진출을 허락할 수 있다.
K리그의 경우 선수 이적료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 헐값에는 이적을 허용할 수 없다.
여기에 피지컬 트레이닝이나 지도 방식 등 여러 면에서도 일본이 한국에 크게 앞서고 있다.
지금도 적지 않은 한국의 트레이너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피지컬 공부를 한다.
어차피 모든 인프라나 환경에서 한국은 일본을 따라갈 수 없다.
아예 축구의 토양, 나아가 사회 문화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이상 비슷한 모델로는 추격이 불가능한 게 냉정한 현실이다.
일본을 보며 무의미한 열등감을 느끼거나 부러워하기보다는 이렇게 우리 환경에 맞는 현실적인 방식을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고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한국 축구는 나름의 방식으로 진일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리그의 유스 시스템은 척박한 환경에 등장해 한국 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는 클럽, 학원 축구에서도 유망주는 꾸준히 배출된다.
최근에는 K리그에서도 전술 공부를 하는 지도자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본보기가 되는 경기 모델도 과거에 비해 많이 생기고 있다.
한국 축구는 연령대, 성인 대표팀에 이르기까지 일본과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
비단 U-20 월드컵뿐 아니라 A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나란히 16강에 진출했고, FIFA 랭킹만 봐도 일본이 20위, 한국이 27위로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나폴리), 두 한국인이다.
한국 축구가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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