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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김학범 감독님, 조직력은 소집 횟수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1
분류: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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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7-23 07:05
조회수: 281 / 추천수: 0





대니 헤이 감독은 이스턴 서버브스에 부임하기 이전, 약 7-8년 동안을 유소년 바닥에서 굴렀습니다. 한 학교 축구팀을 지휘하며 육성법을 익히고, 또 비공식 학생 국가대표를 맡아 대표팀 통솔법을 일찌감치 체화했죠. 그 과정을 5년 정도 해왔습니다.

 

그러자 협회에서 손을 내밀덥니다. u17 대표팀을 맡아달라고요. 그는 제안을 수락하고, u17 월드컵과 OFC u17 챔피언십을 지휘합니다. 월드컵에선 16강에 올랐고, u17 챔피언십에선 우승을 차지했죠. 그 때 지도한 선수로는 마이클 우드, 사프리트 싱, 조 벨, 칼럼 맥코왓, 헌터 애시워스, 리베라토 카카체, 엘라이자 저스트 등이 있습니다. 이 때가 2015-17년입니다.

 

헤이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이스턴 서버브스였습니다. 뉴질랜드 최고 아카데미인 올레 아카데미, 그리고 그와 제휴한 웨스턴 서버브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팀이었죠. 헤이 감독은 이 팀에서 자신의 애재자인 맥코왓, 저스트 등과 재회하고, 피나커, 가벳 같은 유망주들도 길러냅니다. 어린 선수들은 헤이 감독의 철학을 입었고 결과는 우승이었습니다. 이 때가 2019년입니다.

 

한편으로는 웰링턴 피닉스 아카데미에서 육성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피닉스 유스팀은 경기 감각을 기르기 위해 뉴질랜드 프리미어십에 참가하며, 또 서머리그 로워 헛과의 제휴를 통해 통상적인 비시즌에도 감각을 유지케 했습니다. 여기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는 1군으로, 그리고 그 너머로 나아갔죠. 유소년 선수들은 이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습니다.

 

이번 올림픽 명단에서 두 아카데미, 올레와 피닉스 유스를 거친 선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올레/서버브스: 엘라이저 저스트, 칼럼 맥코왓, 난도 피나커, 마르코 스타메니치, 매튜 가벳 (5명)

 

피닉스 유스: 벤 웨인, 벤 올드, 샘 서튼, 조 벨, 알렉스 폴슨, 리베라토 카카체, 칼란 엘리엇 (7명)

 

여기에 피닉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팀 웰링턴 출신 클레이튼 루이스까지 합하면 총 13명, 절반이 넘는 인원이 끊임없이 교류를 해왔습니다. 하나 더, 올레 아카데미 역시 웰링턴에 위치해 있습니다.

 

자, 다시 헤이 감독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이스턴 서버브스의 성공을 본 협회는 헤이 감독을 차기 국대 감독으로 점찍게 됩니다. 헤이는 곧 윈튼 루퍼 등 레전드의 지지를 등에 업고 국대와 u23 팀 감독직을 맡게 되죠.

 

하지만 코로나라는 변수가 터졌습니다. 헤이 감독이 국대로 간 게 19년 연말, 딱 코로나가 고개를 내밀 때입니다. 헤이 하에서 성인 국대는 단 두 번의 평가전을 치르는 데에 그쳤으며, u23 국대는 1년 내내 한 경기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연중에 u20, u17 월드컵에 참가는 했습니다. u20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 u17 월드컵에서는 간발의 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당시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그대로 이번 올림픽 대표팀까지 성장했습니다. 당시 감독을 맡았던 두 인물 모두 뉴질랜드 유소년 축구에 깊게 연관이 있는 감독입니다.

 

우리와 비교해봅시다. 김학범 감독은 감독 커리어 내내 유소년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기껏해야 이전에 u23 대표팀 코치를 잠깐 한 것이 전부였죠. 김학범 감독과 이 선수들의 철학은 헤이 감독과 그 제자 간의 그것에 비해 거리가 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김 감독은 단기 성과에 집중했고, 뼈저리게 실패했죠.

 

정정용 감독이 이룩한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업적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닙니다. 정 감독은 협회 전임 지도자로서 연령별 대표를 단계적으로 밟아왔고, 자신의 철학을 불어넣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았습니다. 김정수 감독의 그것도 분명 비슷할 겁니다.

 

조직력은 단기전이 아닙니다. 장기전입니다. 뉴질랜드는 5-7여년 동안 원 팀으로 '제련'되었기에 한 방을 먹일 수 있었던 반면, 김학범호는 짧디 짧은 기간 동안 이미 스타일이 자리잡은 선수를 상대로 '주입'을 하려 했기에 엇박자가 난 것입니다.

 

조직력은 단기전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고혈과 희생이 필요한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김 감독은 단지 그것을 몰랐을 뿐입니다. 뭐, 이미 늦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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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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