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전남.대구 4인4색 결승 출사표 [SS현장]

전남 드래곤즈 전경준 감독과 이종호, 대구FC 이병근 감독과 정태욱이 FA컵 결승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2021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맞붙는 전남 드래곤즈 전경준 감독과 이종호, 대구FC 이병근 감독과 정태욱이 ‘4인 4색 출사표’로 양보 없는 대결을 예고했다.
이들은 FA컵 결승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마주했다.
이 기지회견은 취재진이 자리한 축구회관과 전남, 대구 클럽하우스를 3원 연결해 진행했다.
전 감독과 이 감독은 25년 전인 지난 1996년 FA 초대 대회에서 각각 포항, 수원삼성 소속 선수로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전 감독의 포항이 초대 FA컵 챔프에 올랐다.
이번에 사령탑이 돼 다시 FA컵 우승컵을 두고 겨룬다.
이 감독은 “포항 시절 영리하게 공을 잘 찼던 전 감독이 기억난다.
당시 (초대 대회여서) FA컵 특성을 잘 모르고 임한 것 같다.
우리 팀이 실수를 많이 했다”며 “선수들과 다시 결승에 왔는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올 시즌 K리그1 승격에 실패한 전 감독은 FA컵 우승이 간절하다.
그는 지난 두 시즌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완성했지만 모기업 사정 등이 맞물리며 대형 공격수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산도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 이런 가운데 FA컵 우승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내면 모기업에 여러모로 지원 요청을 할 명분이 된다.
전 감독은 “우리는 결과에 따라 여러 환경이 달라질 것이다.
간절하게 결과를 얻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FA컵 토너먼트 특성으로 하부리그 팀이 상위리그 팀을 잡는 ‘자이언트 킬링’이 종종 일어난다.
다만 25차례 결승에서는 모두 상위리그 팀이 우승했다.
전남이 대구를 누르면 FA컵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선수도 FA컵 우승은 간절하다.
‘광양루니’ 이종호는 지난 2017년 울산 현대 소속으로 FA컵 우승을 경험했지만 쓰라린 기억도 포함돼 있다.
당시 부산과 결승 1차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2-1 승리를 안겼지만, 2차전에서 경기 중 비골 골절 부상을 입어 팀이 우승을 확정했음에도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또 당시 부상으로 장기간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친정팀 전남으로 복귀한 이종호는 올 시즌 리그에서 8골1도움을 기록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그는 “당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4년 만에 모든 것을 되돌릴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우승하고 ACL에 나가면 선수 동기부여가 커지고, 전남에 오고 싶어 하는 선수도 많아질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정태욱은 프로 첫 우승컵을 노크한다.
그는 대구가 지난 2018년 FA컵 우승을 달성했을 때 제주 유나이티드에 몸담았다가 이듬해 대구로 적을 옮겼다.
그간 U-23 대표팀 소속으로 아시안게임과 AFC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적은 있으나 클럽 소속으로는 우승이 없다.
정태욱은 “3년 전 우승을 경험한 주력 선수가 많다.
조언을 구하고 감독을 잘 따르면 나도 함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 2006년, 2007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대회 우승을 노리는 전남과 3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대구의 결승 1차전은 24일 오후 8시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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