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목사입니다.(펌)3

코로나 이후.. 

기독교가 엄청나게 욕먹고 있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냥 정보만 얻어가던 사람이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몇 가지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1. 기독교는 보수다?

A. 그렇지 않습니다. 기독교를 진보나 보수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굳이 한쪽에 놓는다면 진보입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한 일이 정치와 종교 기득권 세력과 싸우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B. 그러면 왜 국짐당 같은 보수 우파와 야합하는가? 

사실, 기독교가 보수 우파와 야합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지도자들이 보수 우파를 좋아하고 목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제가 속해 있는 교단을 예로 들어 설명 드리겠습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구조입니다. 

교회 -> 시찰(40여개 이내 교회) -> 노회(5~6개 시찰) -> 총회 (전국 노회)

교회의 리더라 할 수 있는 목사와 장로 중 노회에서 임원을 하며 노회 정치하는 걸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다소 정치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노회에서 임원이 될려면 기존 세력에 줄을 대야 합니다. 

선배들, 어르신들 말을 잘 들어야 가능합니다. 또, 여기에서 총회로 나가려면 역시 정치적인 영향력이 있어야 합니다. 

역시 어르신들, 선배 말을 잘 들어야 하고... 짬밥 순으로 올라가다보니.. 

교단 총회에 나가는 사람들 평균연령이 63세 가까이 됩니다. 

교회도 세상과 다를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6~70대가 보수 우파를 지지하듯, 교회 다니는 사람들.. 목사나 장로나.. 

거의 비슷하게 60대 이상은 보수 우파를 지지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교회 정치를 하고 있으니.. 보수 우파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이나, 목소리를 내지 않는 분들은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겠지만 태극기당 같은 사람들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똑같은 분위기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교회도.. 6~70대 되시는 분들은 

모이면 이 나라가 빨갱이 될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나, 세월호 등, 함께 아파하고, 품어야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좌파 아니냐고 눈에 불을 켭니다. 심히 안타깝습니다. 

제 연령대는 50대 초반입니다. 이건 순전히 추측인데.. 윗 어른들이 후배 목회자들 전화번호까지  국민의 힘당에 넘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은 임명장이 마구 날라오는거겠죠.. )

정리하면, 기독교는 보수가 아닙니다. 일반 사회와 똑같습니다. 주로 나이드신 분들은 보수이고, 50대 이하는 진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2. 교회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A. 헌금은 곧 목사돈이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소수, 그야말로 소우의 교회들이 목사가 마음대로 하는 교회들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 목사는 월급을 받고 삽니다. 교회 헌금은 재정부에 의해서 수입과 지출이 정확하기 기록되고, 감사도 받습니다. 

B. 종교인 과세를 왜 반대했는가? 

제가 속해있는 교단은 종교인 과세를 빨리 하고 싶어했습니다. 몇년전부터 정확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길 원했습니다.  (교단마다 완전히 반대한 곳도 있긴 했습니다)

예를 들어, 25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면, 그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하는데, 처음 종교인 과세 이야기가 나왔을 때, 교회에서 운영하는 차량에 대한 세금이나, 심방, 심지어 선교비로 보내는 금액까지 과세하려고 했습니다. 마치, 회사에서 회사 운용에 필요한 자금을 개인 수입으로 쳐서 세금을 내게 하려고 했습니다. 아마도, 헌금이 곧 목사돈이라는 오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C. 예배를 통해 코로나가 감염되는가?

요즘 한참 민감한 부분일텐데요..  일단, 우리 교회는 2년째 주일 예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일예배도 철저하게 수칙을 지키며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문제가 일어난 곳은 전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곳입니다. 사회적 분위기는 교회 대부분 방역수칙 안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대부분의 교회들은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집단 감염이 일어난 곳은 코로나 이전부터 교계에서 문제시 되었던 곳들입니다. 

전광훈은.. 문제가 많아 목사 면직이 되었습니다. 그거 싫다고 스스로 나가서 교단을 세우고 목사직을 유지하고 있기에 엄밀히 말하면 목사가 아닙니다.  인터콥도.. 꾸준히 이단 시비가 있었던 곳입니다. 

방역수칙을 지켜서 거리두기하고, 마스크 쓰고 소그룹 하지 않고, 식사 하지 않는 교회에서는 한 번도 집단 감염이 없었습니다. 질병관리청 공식 보고이기도 합니다. 예배가 문제되는게 아니라,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D. 교회 헌금봉투에 구멍이 뚫린 것은 얼마내는지 보려고 한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헌금을 계수하시는 분들이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구멍이 없었을 때는 종종 봉투안에 지폐가 남아있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교인들이 낸 헌금과 교회 지출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헌금 종류의 다양성에 대한 비난은 충분히 인정합니다. 

글을 몇번 올릴까 말까 하다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사실..  아래 첨부한 임명장 때문입니다. 

갑자기 이게 문자로 와서.. 엄청 기분이 상했거든요.. 

저 뿐 아니라. 제 친구 목사들도 꽤 많이 받았습니다. 자기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요.. 

한국교회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부분들 중.. 상당히 동의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오해도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교회의 개혁을 위해서, 세상에서도 인정하는 곳이 되기 위해서.. 더욱 애쓰도록 하겠습니다. 

곪은 모습들을 보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교회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할 수 있는 답변은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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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이라 하나하나 반박하기는 귀찮으니 대충 답해 보자면,,,

교회의 가장 큰 잘못은, 자정작용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거에요.

소위 말하는 일부 일부 프레임요
저 교회가 잘못이지 우리는 안 그래요 우리목사님은 안 그래요. 라는 프레임요.

일부 좋은글 써 주심에 감사드리지만 여전히 색안경끼고 보게됨은 어짤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