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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너무 가난했어요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본적이 3년정도??
가족 4명이서 단칸방, 시골 촌집, 옥탑방 등등 전전했네요
아버지 어머니가 서로 사이가 안좋았어요
가정폭력이 심했어요
아버지가 엄마를 때리면 저하고 동생이 울면서 '엄마 때리지마'했던게 기억이 나요
엄마 가방안에는 작은 약병이 항상 있었어요. 평소 마시는 약은 아니었어요.
그냥 여차하면 나 이거먹고 죽을거야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 아버지는 바람나서 집을 떠나버리고
한 2년동안 엄마, 나, 여동생이 살았네요
시골 촌집에서 사랑방 하나 빌려 살았어요
반찬이 없어서 밥에 고추장 비벼먹고 그랬어요
성장기 그렇게 먹은 후유증으로 지금 면역력이 최악이예요
팔에 단백질이 부족해서 팔이 가늘고 근육량이 없어요
병원에서 그러더군요 이건 이젠 못고친다고 운동해도 안굵어진다고
그래서 팔힘이 지금 중학생보다도 약해요
어느날 10년된 고물 전기밥솥으로 밥하다가 집 전체 전기가 나갔어요
옆에는 집주인이 살았는데 그집도 같이 전기가 나갔음..
엄마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우리 밥해먹었다고 하지마.'
그 뒤로 아궁이를 사용했는데
나무가 없어서 13살 짜리 저하고 엄마하고 12살짜리 여동생하고 나무하러 갔어요
나무를 베는건 불법인데 어쩔수 없이 나무를 하나 자르고 줄로 묶어서 집으로 끌고 왔어요
세명이서 낑낑대고 끌고 오면 엄마가 어떻게 잘랐는지 아무튼 아궁이에 불을 때고 그랬어요
어느날 그 동네 친구랑 싸웠는데 하필이면 우리엄마가 그 친구 엄마한테서 돈을 빌렸나봐요
그 친구엄마가 와서 바가지 뿌수면서 어떻게 우리아들한테 그럴 수 있어? 큰소리 탕탕 치던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러다 2년만에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셨어요
나중에 알았는데 간통죄로 옥살이하다 나온거였더군요
그래도 꼴에 가장이라고 어떻게 수소문을 했는지 촌집 하나를 구했어요
소작농 비슷하게 남 밭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얻었던것 같아요
수박농사를 지었는데 비가 너무많이와서 쫄딱 망했어요. 수박이 다 썪었어요.
개도 키우고 소한마리도 키웠는데 개가 짖어서 임신이 안되었어요.
당시 비싼 돈주고 정자를 사온건데 엄마가 우시더군요
결국 개도 소도 다 팔았어요.
그렇게 고등학교까지 다녔는데
신기한건 제가 공부를 잘했어요. 학원도 없던 깡촌 시골에서 혼자 공부했어요.
집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학교에서 자고 그랬어요.
아침에 엄마가 학교에 도시락 갖고와서 같다주고 그랬어요. 빈 도시락은 가져가구요.
당시 엄마가 가죽을 가공하는 피혁공장에 취직해서
그나마 월급은 받기시작했어요. 그래서 하숙도 시켜주고
문제집도 많이 사주고 그랬어요. 고등학교 3년 빡시게 공부하고
서울 유명대학에 좋은성적으로 입학을 했어요
해피엔딩인줄 알죠?
어릴적 그런 생활은 성격에도 영향을 미쳐 다른 학생들하고 못어울리겠더군요
피해의식, 열등의식이 심했어요
친구가 아예 없었던건 아니예요
그래도 졸업하고 군대갔다와서 직장을 잡았는데
역시 사회성 문제로 못버티고 여러 직장을 전전했어요
재정상태는 엉망이되었죠
가난은 대물림 된다는게 이럴때 두고 하는 말 같아요
결국 내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정신과 치료 몇번 후
겨우 30대 후반에 정신차리고 안정된 직장을 가졌어요. 공황장애 비슷한 거라네요.
약간 자폐성향도 있대요
고등학교때 공부만 한게 자폐성향 애들이 한쪽으로 특출난 서번트 증후군인가 그런거 같아요.
아무튼 그 뒤로 돈을 모아야 하는데
애정결핍증이 심해서인지 낭비벽이 너무 심했어요
이거저거 사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그러다 돈도 못모았어요
결혼은 아예 포기했죠
지금은 아파트 하나 장만했는데
다 빚입니다.
가처분 소득은 0원이네요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과거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요
가끔 아버지가 엄마를 때리고 여동생하고 제가 '엄마 때리지마'하고 울며 매달리는 장면이 떠오르는데
너무 힘듭니다. 과거를 떨쳐버리기는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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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입니다 . 조금씩 조금씩 더 잘살아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