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곳을 만지면 만진 곳이 손이든 발이든 팔꿈치든 비누로 닦던가 소독약을 뿌려 소독해야합니다.

 오염된 곳이란 밖에서 집에들어오면 만지는 부분(ex 전등스위치, 문손잡이)이라던가 2~3주 이상 만지지않은 물건 및 장소 등을 뜻합니다.(와이프가 이런식으로 정의한적은 없었지만 대략적으로 와이프는 이런식으로 인식하는것같습니다)

   예를들어 밖에서 집에 들어오면 무조건 손을닦아야합니다. 손을 닦기전에는 오염되지 않은곳(냉장고, 식탁 등)은 절대 만질 수가 없습니다. 일상생활공간(거실)에 들어가고 싶다면 샤워를 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샤워를 해야만 오염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샤워를 하고 깨끗해졌다면 집바닥도 오염이라서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하고 슬리퍼 안신고 맨발로 거실을 밟게되면 소독하거나 발을 씻고와야합니다. 

  거실에는 아기들 어릴때 쳐놓은 울타리가 네모낳게 있는데요 대략적으로 1.7m×2.2m 정도 되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청정구역이고 여기서는 슬리퍼를 울타리 밖에 벗어두고 자유롭게 아기들과 있을 수 있습니다.(아기들은 쌍둥이인데 현재는 25개월입니다)

  거실에 있다가 화장실이 가고싶으면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서 슬리퍼를 신고 화장실에 진입하면서 바로 화장실 슬리퍼를 신으면 되는데 이때 화장실 불을 키는건 고민을 해봐야합니다. 보통 화장실 전등스위치는 밖에서 집에 들어올때 화장실 들어가면서 만지기 때문에 오염이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화장실 불을 키려면 옆에 있는 휴지를 조금 떼서 휴지로 맨손이 안닿게해서 키거나 불을 킨 후 세면대에서 손을 비누로 닦은 후 용변을 보고 손을 비누로 닦는 식으로 해야합니다.

  현재 외벌이 상태이고 아기들은 제가 출근할때 직장어린이집에 맡기고 퇴근할때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요리는 와이프가 전담하고 있습니다만 요리할때도 냉장고에 오염칸 오염아닌칸이 있어서 오염아닌칸은 밖에서 구매한 물건을 비누로 직접 씻은 후 물기를 닦은 물건들이 들어갈 수 있거 오염칸은 그외 입니다. 오염칸에 물건을 넣을 때는 냉장고문은 오염이 아니기때문에 손이 오염이 아닌 상태에서 문을 열고 오염칸에 물건을 넣으면 되고 오염칸에 물건을 넣으면서 손이 오염이 되었기때문에 냉장고 문을 닫을 때는 냉장고 문에 손이 안닿게 조심하면서 문을 닫고 주방에 가서 손을 씻어야합니다. 

  요리할때는 식재료가 오염칸에도 있고 오염아닌칸에도 있으므로 오염칸에서 식재료를 꺼낸 후 또 뭔사를 꺼내야되면 손을 닦고 꺼내고 또 닦고 꺼내는 식입니다.

 와이프는 더러운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더러운것을 만져야 하는 청소도 싫어합니다. 울타리 쳐져있는 실내 공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바닥은 청소기만 가끔 돌릴뿐 물걸레질은 안하기 때문에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하는겁니다. 어떤날은 제가 슬리퍼를 신다가 실수로 바닥을 발로 밟아도 발을 안씻어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청소기 쏵 돌리고 물걸레질을 했습니다. 이때 와이프는 물걸레질 한번 하고 화장실가서 비누로 걸레를 빨고 물걸래질 하고 걸레를 빠는 식으로 3번을 해야하고 마무리로 소독약을 뿌려서 닦아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식으로 해줘도 찝찝해하고 며칠 지나면 그냥 또 오염상태가 된걸로 인식해서 걍 성질나서 포기했습니다.

더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여기까지 배경설명이고

어제 애들 같이 재우고 울타리 밖으로 나와서 오염된공기계핸드폰을 좀 만지다가 손을 안닦은 상태로 화장실에 들어가 양치를 했습니다. 화장실 밖에 나와 서서 티비를 보면서 양치를 하는데 와이프가 갑자기 양치하고 손닦고 입헹구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아 얘 또 시작이네 싶어서 방어적으로 어차피 칫솔손잡이도 너기준으로 오염일텐데 왜 손을 닦고 양치를 해야하냐 말했습니다.

 와이프는 현재 핸드폰을 만지고 칫솔을 만졌으므로 오염이 더해졌고 양치 후 손을 안닦고 입을 헹구면 (와이프도 저도 양치컵 안쓰고 손으로 물담아 입헹굼) 입을 헹굴때 오염이 입 주변 얼굴에 묻는다는 논리였습니다. 저는 허허허웃고 짜증나서 대답을 안했습니다. 또 이런식으로 가면 그냥 양치할때도 맨날 손닦고 입헹구게 되는 루틴이 만들어질것같아서요. 근데 와이프는 제가 대답을 안하는게 짜증났나봅니다. 왜 대답안하냐고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말싸움.

  양치할 때 입헹구기전

     1.손을 닦고 입을 헹궈야한다.

     2.그냥 상관없다.

결국에 누구의 상식이 맞는가에 대한 싸움으로 되는데 서로 자기 말이 맞다 주장하니 솔직히 답이 없는 싸움입니다. 가끔은 그냥 내가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병신인가 생각도 듭니다.

  전 결혼하기 전에 누구와도 맞추면서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살아보니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구나를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깨끗하게 살면 좋은거아는데 현재는 정도가 지나치고 이게 깨끗하게 사는건가 하는.. 결혼생활한지 5년입니다. 사실 앞에서 말한 손닦고 전등만지고 슬리퍼 신고다니고 오염과 비오염을 구분하는것 등 와이프가 어떻게 행동하면 싫어하겠다를 대충 파악하고 있어서 평상시에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제처럼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부분에서 또 오염논쟁이 시작하면 '아 또 내가 신경쓰면서 살아야하는 부분이 생기는 건가' 싶어서 두려워져 화가 납니다. 여기서 싸워 이겨야 더이상 내가 신경써야할것을 줄일수 있다는 목적의식도 있구요. 진짜 별거 아닌건데 왜 이런것때문에 싸워야되는지도 의문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