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좀 해보니 제가 있는 환경이 제 수준을 증명해주는 것 같더라구요.64

1년 전쯤에...

중견기업 다니고 있다가 아는 분이 같이 일하자며 이직을 권했어요.

(아는 분은 다른 부서에요.)

중견기업이라곤 하지만 경력직에 괄시 받는 부서여서 딱히 미래를 보기엔

적절한 곳처럼 보이진 않았거든요.

이직한 곳은 중소기업이에요. 연봉 좀 챙겨준다는 말에 팀장으로 이직했습니다. 

아무래도 진입 문턱이 낮아서 그런 건지 사람 문제로 너무 골치 아프네요.

현재 있는 팀원들은 이미 회사에서 뽑은 사람들이라 저는 인사에 관여하지

못했는데..... 참 뭐랄까... 너무 기본이 안되어 있달까? 예의도 없고, 경우도 없어

스트레스입니다.

제가 꼰대일 수도 있는데, 업무시간에 대놓고 게임 돌리는 사람 정말 오랜만에

봤습니다. 그렇다고 본인 일을 다 끝낸 것도 아니에요. 일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다른 사람들이 처리해주는 게 부지기수인데, 눈치보면서 몰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대놓고 하는데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전 직장에서 계약직

직원분이 대놓고 하는 걸 본 후 처음이었어요. 그 팀원도 계약직이긴 하네요. 

저희 부서에 계약직 직원들이 몇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저 나이에 더

좋은 곳 가지 않고 왜 여기에서 저러고 있나 싶은 맘이 있었는데, 태도가 저래서

이런 곳에 있는 건지 싶은 마음도 들더군요. 주의를 주니 안하는 건지 하는 게

보이진 않더라고요.

본인이 일 잘하는 줄 알고 마이웨이 안하무인 마인드인 직원도 있고, 

대놓고 게임하고 잔머리 굴리는 사람, 거짓말이 일상인 사람... 

상사들 없는 자리라고 친구 부르듯 하대하는 사람. 

(상사가 경우 없어 대놓고 욕하는 자리면 이해라도 되겠으나 그냥 일상에서...)

업무협의 하는 타부서 사람들을 우리 부서일은 상식이지 않냐며 과도한 

언행으로 무시하는 사람.... (제가 케바케로 옆에서 보면 아무리 일반 상식 선의 

사안이라도 저희 부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이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는 게 

명백한 상황들이 대부분 입니다. 마치 운전은 오랫동안 해도 자동차 본넷도 

여는 방법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요.)

너무 답답합니다. 제 기준으론 도저히 인성적으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사실 그 전 직장에서 오래 일하면서 매너리즘에, 나름 준비한 해서 보고 하고 

일한 것들이 왜 도대체 소식도 없는 걸까 궁금해하던 차에 팀장 선에서 더 위로는 

보고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뭘 해도 재미있지가 않아 퇴사한 거거든요.

주워들은 바로는 윗선에서 저희 부서는 시키는 거만 하면 된다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 했다더군요. 

그나마 동료들이 사람 좋아서 서로 격려하고 도와가는 재미로 즐겁게 다녔는데,

몸이 아파 퇴사하고, 결혼해서 퇴사하고, 출산으로 휴직하고 이렇게 의기투합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그 빈자리를 주어진 업무만 하는 스타일의 분들이

채우니 재미가 없더라고요. 업무가 유기적으로 흐르는 맛도 없고, 부서 내에서도

무언가가 주어지면 삼삼오오 모여서 지지고 볶고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으니 무료했습니다. 아무도 담당하지 않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서로 피하려고만 

하는 부서가 다시 되니 있고 싶지 않았어요. 미래도 없는데 일도 재미없다? 

그래서 이직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제가 미련해서 배부른 생각을 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그 빈자릴 채웠던 직원분들은 최소한의 자신의 일은 하는 분들이었고, 

기본 예의는 지켜주었던 분들인데..... 그게 퇴사 사유 중 하나라니 ㅋㅋㅋㅋㅋ 어리석었죠.

뭐랄까 제 인생에 있어서 이직 전까지의 저 였다면,

몇 번 겪어보다 개선되지 않을 것 같으면 손절 혹은 최소한의 접촉한 하거나, 

사회초년생까지였다면 아예 엮이고 싶지 않아 진작에 손절했을 사람들일텐데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게 굉장히 힘에 부치네요. 직책도 있어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너무 안이한 직장생활 혹은 인간관계를 해왔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냥 푸념입니다. 나이 서른도 넘은 사람들을 뜯어고치는 건 말도 안되는 것 같고,

제가 떠나는 게 맞을 듯 한데 곰곰히 생각을 떠 올려보니 더 좋은 곳으로 이직했으면 될 일인데

제 수준이 딱 이 정도로라 이런 분들을 만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 같이 일하는 사람이 중요한 타입인 것 같아요.

단지 푸념일 뿐입니다. ㅠㅠ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