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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년도니 딱 20년전 서울에 있는 학교에 입학해서 새터 가는 버스에서 카드캡터 체리 주제가를 부르시던 모습에 눈이 가고 보다보니 마음이 간 분이 있었죠.
3월달 중순에 문자 고백을 하고 일주일 후 재대로 대면 고백을 하고 1호 과 CC로 사귀기 시작했죠. 그 분도 새터때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이 갔었다고..
학교에 다니면서 동기들끼리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대동제때 주점도 열고 달리기도 하고 수업 땡땡이 치고 겜방도 가고 술도 마시고 같이 레포트도 쓰고 스터디도 하면서 재밌게 보냈지만 전공이 안맞는구나 생각이 들었고 결국 한학기 다니고 휴학. 그리고 수능을 다시 보고 지방대에 재입학했죠.
그 과정에서 수능 공부한다고 연락도 안하고 잠수를 타고 연락도 안받고. 지금 생각해도 아주 이기적인 놈이었죠. 결국 수능 끝나고 음성메세지로 그냥 끝내자고 연락을 받았고 그렇게 헤어지게 됬죠. 그 뒤로 그때 동기들과는 거의 연락을 안하고 지냈고요. 한학기만 다닌것도 있지만 cc였다 깨지니 제가 피하게 되더군요. 당연히 그 분도 그때 이후로는 본적이 없죠.
그리고 학과 공부에 졸업 결혼도 하고 일 하면서 어느덧20년이 지나고 우연히 그때 첫 대학생활 시절이 떠올라서 그 당시 카페를 들어가서 글들을 보는데 비밀이야기에 그분이 헤어질 당시에 쓴 글이 눈에 들어왔네요.
비밀이야기라도 우리들이야기에 쓰던 글과 글 쓰는 버릇이 똑같고 글 내용 시기가 딱 맞아서 바로 알아보겠더군요. 그 당시엔 수능 본 직후라 점수가 생각보다 잘나와서 자퇴할 예정이라 카페글들은 잘 안봤거든요.
20년 만에 처음으로 어떤 기분으로 이별을 고했는지 써 놓은 글들을 봤는데 기분이 묘해지네요. 결국엔 나쁜 놈은 나였고 그분은 피해자인데 나쁜 말은 없더라고요.
그 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과 미안하단 말도 못했단 기억이 떠올라서 멍먹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그때 미안했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렇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럴곳이 여기밖에 없고 이렇게 쓴다고 알아볼 사람도 없을테니 주저리 주저리 쓰고 갑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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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울적해지네요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