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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아시아 침대축구의 매운맛, 3차예선에서는 더 심해진다
기사작성: 2021-06-14 09:47:01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는 레바논 선수들.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충돌한다.
바로 넘어진다.
아픈 척 시간을 끈다.
앞서 있는 서아시아 팀들의 일관성 있는 행동 패턴이다.

‘침대축구’는 아시아의 축구 문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깊숙하게 뿌리내려 있다.
한국과 일본, 호주 정도를 제외한 서아시아 국가들, 중국 등은 앞서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게 목표인 것처럼 행동한다.
아시아의 강자인 한국은 꽤 오랫동안 침대축구와 싸워왔다.
뛰는 선수들도, 보는 팬도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었다.

13일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오랜만에 침대축구의 매운맛을 경험했다.
레바논은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자 곧바로 침대축구 실행에 들어갔다.
후반 5분 동점이 되기 전까지 축구를 하는 것보다 넘어지는 일에 집중했다.
레바논 선수들이 몸이 스치기만 해도 치명타를 입은 것처럼 바닥에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일을 몇 차례 반복하자 결국 파울루 벤투 감독은 폭발했다.
앞서 대기심에게 몇 차례 항의했던 그는 결국 바닥의 물병을 강하게 발로 차는 격한 행동까지 했다.

다행히 후반전 이른 시간에 동점골이 나와 역전에 성공했지만 자칫 전형적으로 침대축구에 말릴 수 있는 양상이었다.
대승은 아니었지만 레바논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승리한 것은 나름의 성과였다.

승리하긴 했지만 벤투 감독은 침대축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시간을 끌고, 경기를 지연시키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이럴 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필드 위에 딱 3명만 있다.
더 빠른 템포, 즐거운 축구를 하려면 심판들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종 예선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면 이는 아시아 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다.
심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줬으면 한다”라며 심판의 운영에 아쉬움을 표했다.
맞는 말이지만 심판 입장에서는 넘어져 있는 선수를 억지로 피치 밖으로 내몰 수는 없다.
골킥이나 스로인 등을 지체하면 옐로카드를 줄 수 있지만 아프다고 바닥에 누워 있는 선수를 제지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

침대축구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딱 한 가지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제골을 넣는 것이다.
먼저 넣고 리드하면 상대는 넘어질 시간도 아까워진다.
무승부가 목표인 팀들의 경우 시간 지연을 목표로 삼을 수 있겠지만 지는 팀이 이유 없이 넘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3차예선에 가면 한국은 레바논보다 더 강한 상대들과 경쟁해야 한다.
문제는 일부 서아시아 팀들도 실력과 관계 없이 침대축구를 고수하는 팀들이라는 점이다.
벤투 감독이 레바논전처럼 물병을 걷어차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선제골을 넣거나, 적어도 선제골을 허용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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