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가 칼을 빼들었다.
사령탑을 교체한다.
한화는 11일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을 구단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을 3년 총액 14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3억 원)이다.
기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는 계약 해지했다.
모든 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됐다.
한화는 이날 오후 감독 교체를 최종 결정했다.
같은 날 서산에서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른 최원호 감독은 대전으로 이동, 면담을 진행했다.
수베로 감독에겐 대전 삼성전을 마친 뒤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2021시즌을 앞두고 수베로 감독과 손을 잡았다.
구단 역사상 첫 외인 수장이었다.
강한 개혁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육성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 15년 동안 마이너리그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젊고 역동적인 팀을 구축하는 데 밑거름이 돼주길 바랐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임 후 2년간 최하위를 맴돌았다.
젊은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부여하긴 했으나 두드러진 성과는 없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감독 교체 이야기가 나왔던 배경이다.
고민 끝에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2년간 선수단과 리그 파악을 마친 만큼 올해는 조금 더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보여주리라 믿었다.
스토브리그서 집토끼 장시환을 붙드는 한편 3명의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는 등 확실하게 지원 사격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새 시즌. 리빌딩에서 벗어나 도약을 꾀해야 하는 시기였다.
여전히 휘청거렸다.
4월 24경기서 6승(1무17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2할대 승률(0.261)이었다.
2021년 0.391. 2022년 0.360 등 지난 2년보다 오히려 더 부진했다.
결과뿐 아니다.
실험적인 경기 운영방식에서부터 보직이 확실하지 않은 투수 기용 등 과정 또한 물음표로 가득했다.
시즌 초반부터 연패가 길어지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결단을 내렸다.
최원호 감독은 12일 인천 SSG전부터 지휘할 예정이다.
코치진도 대거 바뀔 전망이다.
수베로 감독과 함께 한화에 합류했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대릴 케네디 작전·주루코치와도 작별한다.
최원호 감독이 빠진 퓨처스팀 감독자리는 김성갑 잔류군 총괄코치가 맡는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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