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폭염속 한낮 경기...메드베데프 내가 죽으면 누가 책임지나?

다닐 메드메데프가 28일 한낮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단식 3회전에서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코트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메드베데프가 폭염을 견디지 못해 메디컬 타임마웃을 부른 뒤 코트 옆에 누워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올림픽 테니스 경기 중, 내가 죽으면 누가 책임지나?”
섭씨 33도를 넘는 폭염 속. 한낮에 테니스 하드코트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와도 싸워야 하는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경기 중 엄파이어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그는 숨쉬기조차 힘들어했다.
그는 “경기를 끝낼 수는 있지만 죽을 수 있다”고도 말했고,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괴로워 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2번 시드(세계랭킹 2위)인 메드베데프는 28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 센터코트에서 시작된 2020 도쿄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3회전(16강전)에서 2시간28분 동안의 쨍볕 접전 끝에 세계 31위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니니(34)를 2-1(6-2, 3-6, 6-2)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파비오 포니니도 메드베데프와의 경기 중 폭염에 힘들어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이날 여자단식 8강전에 출전한 스페인의 파울라 바도사는 4번 코트 경기 중 체코의 마르케타 본드루소바를 맞아 1세트를 3-6으로 내준 뒤 2세트 경기 도중 “열사병에 걸렸다”며 기권했고, 휠체어를 타고 코트를 떠나야 했다.
메드베데프와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지난주, 섭씨 33도까지 올라가는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하려면 테니스 경기 출발 시간을 늦추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선수들의 요구를 거부했던 대회조직위원회와 국제테니스연맹(ITF)는 결국 손을 들었다.
“선수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서”리며 뒤늦게 29일부터 경기 시작시간을 애초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늦추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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