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 자리가 없다는 두산 김민혁, 끝까지 최선을 다짐했다[SS인터뷰]

두산 김민혁이 지난 6일 삼성과 홈경기에서 승리한 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잠실 | 황혜정기자

[스포츠서울 | 잠실=황혜정기자] “매사에 간절하게, 겸손하게 경기에 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두산 내야수 김민혁(26)이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홈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5-4 역전을 만든 결승타를 터트려 수훈 선수가 됐다.
그는 “간절하고 겸손하게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후 “아직 내 자리가 없기 때문에 정말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게 임하고 싶다.
목표를 정해두고 야구를 하지는 않는다.
매사에 나의 야구를 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혁이 말한 ‘아직 내 자리가 없다’는 말은 자신의 현 위치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다.
두산의 새로운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완벽히 자리를 굳혔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민혁에 대해 “거포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다.
그러나 수비 위치가 애매하다”고 말해왔다.
김민혁은 “수비를 할 때면 아직도 많이 떨리고 서툴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수비에 나설 때는 더 집중하려고 한다.
항상 혼잣말을 하며 ‘타구가 온다, 온다’를 반복하며 마음을 진정시킨다”고 밝혔다.

두산 김민혁이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 4회말 2사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고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민혁의 시즌 5호 홈런으로 개인 통산 잠실 첫 홈런.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0-2로 뒤지던 4회말 2사 후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은 그의 데뷔 첫 잠실구장에서 쏘아올린 홈런이다.
김민혁은 “정말 행복하고 기뻤다.
홈 팬분들이 타 구장에는 많이 못 오시기 때문에 이곳 잠실에서 홈런을 정말이지 치고 싶었다.
그게 오늘 딱 나와서 뜻 깊은 하루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김민혁은 “‘공만 보고 치자, 자신감만 가지고 할 것만 해보자’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해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역전 결승타를 친 상황도 떠올렸다.
7회말에도 정수빈과 김재환이 안타를 쳐 2사 1,3루를 만들었다.
김민혁이 삼성 불펜 이승현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불리한 아웃카운트에서도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 5-4 역전에 성공했다.
김민혁은 “앞에서 형들이 찬스를 만들어 줘서 이 찬스를 살리고 싶었다.
동점에서 역전이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밝혔다.

두산 김민혁.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민혁은 2015년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였다.
하지만 1군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 1군 5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나 9월부터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올시즌 36경기에 나서 타율은 0.303(83타수 25안타 5홈런)를 기록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실망도 많이 했고 좋은 시간이 아니었다”는 김민혁은 “조금만 더 버티고 잘 해보자고 다짐했다.
인내의 시간을 가지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 이렇게 늦게라도 내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가 코앞이다.
김민혁은 “마무리 캠프 기간이 남았다.
그 동안 시즌 중에 고치지 못했던 점들, 타격이나 수비 등의 훈련량을 높게 가져갈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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