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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탄자 잔디' 준비하는 대전, 20년 만에 토양 갈아엎고 최첨단 관리 시대로[SS현장]
스포츠서울 기사제공: 2021-09-15 13:47:01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전경. 토양을 갈아엎는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
대전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2022년에는 1부리그에서 좋은 잔디를 쓰고 싶네요.”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8월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 잔디 교체 공사를 시작했다.
홈 경기를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소화하는 불편을 감수한 채 대규모 공사에 돌입했다.

단순 잔디 교체 공사가 아니다.
토양 자체를 갈아엎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공사의 목적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2001년 개장 후 토양 교체를 한 적이 없다.
20년간 토양 내 퇴적물이 침착되고 세사(작은모래)가 침하돼 배수 기능이 극도로 저하됐다.
우천시에 물고임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였다.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선수의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경기장 잔디를 담당하는 정원일 시설관리센터 조경대리는 “10년에 한 번은 토양을 교체해주는 게 좋은데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너무 오랜 기간 같은 토양을 유지했다.
이번 공사를 통해 잔디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토양의 약 50㎝를 파낸 단면의 모습.제공 | 대전하나시티즌


경기장 토양에서 파낸 모래. 아래는 침천물이 쌓여 까맣고 파랗게 변색된 모습이다.
제공 | 대전하나시티즌


이를 위해 대전은 최근까지 지반의 식재층과 중간층까지 약 50㎝를 파내고 새로운 토공을 반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10월 초면 잔디를 식재하는 일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10월 날씨면 잔디를 생육하기 좋은 환경이다.

잔디 종류는 유럽형 켄터키블루그래스다.
고온 다습한 한국 여름 날씨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축구장 잔디로 쓰기엔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공사로 끝나는 게 아니다.
대전은 원활한 잔디관리를 위해 인공채광기 두 대를 구입했다.
유럽 주요 클럽이 활용하는 장비로 잔디 생장,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대리는 “잔디는 햇빛을 많이 봐야 하는데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반돔형태라 하루에 6~8시간 정도밖에 볼 수 없다.
채광기가 있으면 수시로 잔디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울산 현대가 임대로 쓰고 있긴 하지만 K리그에서 채광기를 직접 구매한 팀은 대전이 최초다.
대전은 2022년까지 최대 6대를 확보해 최적의 관리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잔디에 센서를 설치해 온도, 습도 등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까지 갖출 계획이다.
여기에 비거리 최대 80미터의 쿨링 송풍기 등 다양한 장비를 추가로 구입해 총력을 다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말 그대로 최첨단 관리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흔히 ‘양탄자’라 불리는 K리그 최고의 잔디 상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대전이 구매한 인공채광기.제공 | 대전하나시티즌


이를 위해 대전은 약 13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잔디 교체에 9억원, 채광기 구매에 4억원을 썼다.
앞으로 더 많은 예산을 활용할 예정이다.
그만큼 잔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민 대전 경기장기획운영실 실장은 “과거에 비해 잔디 상태가 팬의 큰 관심사가 됐다.
선수들도 잔디 상태에 더 예민하다.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상의 잔디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말이면 대전 구단은 대전시와 월드컵경기장 25년 관리위탁 계약을 맺는다.
스포츠산업진흥법에 따라 직접 경기장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대규모 잔디 공사를 직접 진행한 것도 대전 구단 스스로 축구장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바로 승격이다.
K리그1으로 승격하면 대전은 프로축구 최고의 잔디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격돌하게 된다.
현재 승격 가능한 상위권에 올라 있는 만큼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대전 관계자는 “잔디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만큼 승격 목표도 이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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