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좌우 콕콕 찌른 류현진, 7이닝 1실점 6승…에이스 귀환 진행 중

토론토 선발투수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원정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볼티모어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클래스는 영원하다.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어도 늘 그랬듯 금방 중심을 잡고 일어섰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4)이 주춤했던 지난 경기들을 뒤로 하고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원정경기에서 100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볼티모어를 7-4로 꺾었고 류현진은 시즌 6승째를 올렸다.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다.
지난 몇 경기들처럼 주무기 체인지업이 확실히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보다 정확한 패스트볼로 이를 만회했다.
이날 투구수 100개 중 포심 패스트볼이 38개, 컷 패스트볼은 32개에 달했다.
패스트볼 비율이 70%였고 체인지업은 17개, 커브는 12개, 슬라이더 1개였다.
류현진의 장점 중 하나는 오프스피드 피칭이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땅볼을 유도하는 게 류현진의 투구다.
그러나 류현진은 최근 들어 체인지업 제구에 애를 먹고 있다.
이날 경기 유일한 실점도 체인지업에서 나왔다.
1회 트레이 맨시니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으며 가운데로 몰렸고 솔로포로 연결됐다.

그러자 류현진은 신속하게 전략을 바꿨다.
체인지업 구사를 최소화하고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로 타자들의 시선을 흔들었다.
스트라이크존 상하좌우를 넓게 활용하면서 타자의 약점을 공략했다.
콜드존(스트라이크존을 9분할했을 때 타율이 가장 낮은 구역)에 로케이션을 집중하며 2회부터 7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패스트볼 구사가 늘면서 구속도 붙었다.
이날 류현진은 올해들어 가장 많이 90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4회말 앤서니 산탄데르를 91마일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6회말에는 홈런을 허용한 맨시니를 9구 승부 끝에 94마일 패스트볼로 범타 처리했다.
그리고 7회말 프레디 갈비스를 상대로 한 마지막 100구째는 92마일 패스트볼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체인지업은 그동안 가장 자신 있게 던지던 구종인데 제구가 흔들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체인지업을 못 던지면 경기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이날 볼배합 변화를 설명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유독 잘 나온 비결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저절로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늘 모든 구종이 완벽하게 제구될 수는 없다.
류현진은 이전에도 특정 구종이 흔들리면 다른 구종의 비중을 늘려 돌파구를 마련했다.
베스트 컨디션에서는 그야말로 경기를 지배했다.

아직 시즌은 반 이상이 남았다.
반등 발판을 마련했고 얼마든지 체인지업 감각을 회복할 수도 있다.
최근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6으로 부진했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에이스 투수의 귀환을 알렸다.
빅리그 통산 평균자책점도 3.00에서 2.98로 다시 2점대로 내렸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은 이날 류현진의 투구를 두고 ‘빈티지 류(Vintage Ryu)’라고 칭했다.
송곳같은 패스트볼로 상대의 약점을 콕콕 찌르는 극강 커맨드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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