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북 현대 손준호가 지난 9월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0 FA컵 4강전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골문 앞으로 패스하고있다.
2020.09.23.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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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 미드필더 손준호(28)는 팀의 주인공이 아니다.
손준호는 올시즌 K리그1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은 공격포인트를 많이 달성한 공격수 대신 팀의 기둥 구실을 한 손준호를 후보로 내밀었다.
K리그 MVP는 사실상 화려한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골을 많이 넣은 스트라이커 아니면 공격에 무게를 두는 미드필더들이 대부분 트로피를 가져갔다.
아니면 아예 티가 날 정도로 잘하는 수비수들이 차지하기도 했다.
미드필더 중에서는 김보경(2019), 이재성(2017), 김두현(2006), 2001(신태용), 고종수(1998) 등 공격적인 선수들이 MVP를 수상했다.
반면 손준호처럼 ‘언성 히어로’로 분류되는 선수가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가져간 적은 없다.
올시즌 함께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울산 현대 공격수 주니오와 반대 지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손준호는 올시즌 전북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담당했다.
24경기에 선발 출전해 총 2527분을 소화했다.
화려하게 빛나는 유형은 아니었다.
주로 포백 앞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공격포인트는 2골5도움으로 평범한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자세한 지표를 살펴보면 손준호가 전북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확인할 수 있다.
손준호는 패스 부문의 거의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경기당 63.3회의 패스로 이 부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횟수만 많은 것은 아니다.
전방패스가 22.2회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경기당 키패스 1.2회로 7위에 올라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공격 전개의 시발점이 됐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수비 지표에서는 더 확실하게 존재감이 드러난다.
손준호는 경기당 1.3회의 태클로 박종우(부산 1.9)에 이어 2위에 자리 잡고 있다.
경기당 볼 경합 3회, 차단 6.8회, 획득 11.6회로 나란히 1위에 올라 있다.
인터셉트는 2.1회로 5위에 해당한다.
큰 경기에서도 강했다.
승부처가 된 울산과의 맞대결에 모두 출전해 맹활약했다.
지난 경기에서도 차단 8회, 획득 9회, 인터셉트 3회로 수비적인 부문에서 팀 내 1위를 차지했다.
전북이 11골4도움으로 공격의 에이스 구실을 한 한교원 대신 손준호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손준호는 헌신적이면서도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전북처럼 공격적인 팀에는 반드시 손준호 같이 팀에 희생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때로는 거칠게 상대를 몰아부치는 것도 손준호의 몫이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손준호는 전북이 역전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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