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4일 서울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 영플레이어상 남자부 수상자인 우리카드의 세터 한태준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이날 시상식에서는 V리그 20주년 베스트7을 선정해 시상했다.
남자부 세터 부문은 ‘대한항공 왕조’의 일등공신이자 역대 세트 1위(1만9661개)에 올라있는 한선수가 수상했다.
한태준은 한선수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이제 3년차라 영플레이어상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한태준에겐 ‘언감생심’인 상이기도 하다.
30주년 베스트7을 선정할 때도 한태준은 프로 12~13년차다.
한선수처럼 ‘우리카드 왕조’의 주역이 된다면 가능하겠지만, 30주년 베스트7도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 |
![]() |
![]() |
30주년 시상식 때는 1985년생인 한선수가 현역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태준이 보기에 30주년 베스트7 세터 부문 수상자는 KB손해보험의 주전 세터이자 국가대표 주전 세터인 황택의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보이나 보다.
이런 마음에 “30주년에는 택의형이, 저는 40주년 베스트7을 노려보겠다”는 말을 한 것이다.
박철우(현 우리카드 코치)를 시작으로 정지석(대한항공), 허수봉(현대캐피탈) 등 고교 졸업 후 프로 직행해 성공하는 케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세터는 한태준이 그 선두주자다.
수성고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프로 무대를 노크한 한태준은 2022~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됐다.
![]() |
신영철 감독(現 OK저축은행)이 황승빈을 KB손해보험에 보내고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을 우리카드로 영입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주전 세터 자리를 한태준에게 맡겼다.
신인 시절 열심히 칼을 갈고 있던 한태준에게 기회가 왔고, 한태준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주전 세터라는 무거운 자리를 잘 견뎌내며 단숨에 정상급 세터로 도약했다.
2023~2024 V리그 베스트7 세터 부문도 한태준의 차지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4~2025시즌부터 신인선수상을 영플레이어상으로 명칭을 바꾼 뒤 대상도 3년차까지 확대했다.
한태준에겐 행운이었다.
이미 우리카드의 확고한 주전 세터로 자리잡고 있는 그를 뛰어넘을 1~3년차 선수는 없었다.
기자단 투표 결과 21표를 받아 10표의 신호진(OK저축은행)을 넉넉한 차이로 제치고 초대 영플레이어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태준은 “신인 시절엔 상에 대한 욕심이 없었는데, 3년차 시즌에 KOVO의 도움으로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라면서 “어제부터 긴장이 너무 됐다.
혹시 못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긴장이 됐는데, 제 이름이 불리는 순간 풀렸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 베스트7보다 더 긴장했느냐는 질문에 한태준은 “베스트7은 매년 수상자가 나오지만, 영플레이어상은 초대 수상자라서 오늘 훨씬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이번 영플레이어상으로 조금 더 책임감도 느끼고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
세터인 (이)유빈이형도 대상자지만 안 된다.
제가 주전으로 경기를 뛸 거라서(웃음). 두 형들이 잘 해서 집안싸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홍은동=남정훈 기자 che@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