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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광장] 은퇴한 김연경, 마지막에 왜 기본기를 강조했나

흥국생명 김연경이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지난 14일 2024∼2025 V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을 끝으로 21년 간의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보다 더 눈부실 수 없는 은퇴였다.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고, 만장일치로 챔프전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휩쓸었다.
V리그 출범 20주년 베스트7에도 이름을 올리며 모든 영광을 품에 안은 채 떠났다.

챔프전 우승 확정 후 “웃으면서 보내주세요”라고 외쳤던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에서도 방긋방긋 웃으며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를 반복했다.
그러던 그가 유독 진지해질 때가 있었다.
바로 한국 배구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는 순간이었다.

이미 암흑기를 경험했다.
2021년 김연경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배구 대표팀은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5위에 머물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 실패라는 오점을 남겼다.
이어진 2023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6위에 그치며 사상 첫 4강 진출 실패까지 이어졌다.
2024 파리 올림픽은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V리그 역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연경이 은퇴하면서 관중 감소는 물론 시청률 하락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포스트 김연경은 언감생심이다.
유망주를 육성해야 할 유스(Youth) 배구는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다.
여자 배구는 아니지만 지난해 배구 명문 송산고가 해체하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연경도 이런 부분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주목한 것은 바로 ‘기본기’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어린 선수의 육성과 관련해 “어린 선수들은 화려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좋아한다.
눈에 안 보이는 게 중요하다.
기본기라는 건 시기가 있다.
그 시기를 넘기면 배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연경. 사진=KOVO 제공

국내 구기종목 선수들의 기본기 부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남자축구가 이웃 나라 일본과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기본기 차이라는 목소리는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유소년 현장 지도자들이 성적을 내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기본기를 등한시한다는 얘기는 고질병에 가깝다.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하면서 일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바 있다.
애초 전문가들은 식스맨 정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지만, 나가타 모에(KB국민은행/득점 5위·도움 7위·리바운드 11위), 타니무라 리카(신한은행/득점 8위·리바운드 9위), 스나가와 나츠키(우리은행/스틸 5위, 도움 9위) 등은 리그 판도를 흔들었다.
그만큼 국내 선수가 부진했다는 뜻이다.
실제 기본적인 레이업, 골밑슛을 놓치는 장면이 지속해서 나왔다.
정규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김단비가 “진짜 프로라면 구렁텅이로 스스로 빠져들어 갈 만큼 힘든 걸 더 찾아서 해야 한다”며 “연습도 더 하고 화려한 것보다 기본기부터 다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남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속되는 인구 감소로 각 종목의 유소년 풀을 당장 넓히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억지로 인구를 늘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선수 육성 방법을 바꿔야 한다.
성적에 따라 고교,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수정해야 한다.
이에 기본기부터 완벽하게 창착할 수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김연경은 전대미문의 선수다.
그렇기에 포스트 김연경을 찾는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찾을 수 없다면, 만들어 내고 발굴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기본기가 있고, 기본기부터 충실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제2의 김연경도 기대할 수 있다.
“저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한 김연경의 바람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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