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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왼쪽 두 번째)이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진을 향한 욕설로 퇴장을 당한 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만류에도 강한 항의를 펼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
심판을 향한 욕설과 물리적인 접촉까지 번졌던 격정적인 항의, 염경엽 LG 감독을 향한 추가 징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 “염경엽 감독에 대한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KBO 관계자는 “퇴장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당일 보고를 받았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상벌위 진행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지난 11일 LG와 두산이 맞붙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졌다.
1-2로 뒤진 LG의 5회말 공격, 1사 1루에서 이주헌이 때린 3루 강습 타구가 몸을 날린 3루수 강승호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떨어졌다.
김갑수 3루심은 페어를 선언했다.
강승호가 공을 2루에 던져 선행주자는 아웃됐고, 타자 이주헌은 1루 진루에 성공했다.
급박한 상황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양 팀이 각자의 후속 플레이를 하면서 그라운드가 어수선해졌다.
두산 내야진은 혹시 모를 직선타 상황을 대비해 선행주자와 타자주자를 모두 태그하기도 했고, 이를 파울 상황으로 여긴 이주헌은 배트를 들고 타석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심판진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상황을 묻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타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심판 설명을 듣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정황상 심판진에서 나온 타임 제스처를 파울 사인으로 오해해 강한 항의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이영재 1루심과 격한 언쟁이 오갔다.
염 감독이 욕설을 내뱉었고, 배병두 주심이 곧장 퇴장을 선언했다.
이후에도 염 감독은 몸으로 이영재 심판을 밀치는 일명 ‘배치기’ 항의까지 불사했다.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까지 달려나와 그를 말리고서야 갈등이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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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KBO 심판. 사진=뉴시스 |
사실 심판진의 타임 선언은 문제가 없었다.
최초 페어 판정이 확실히 나왔고, 두산 내야진의 플레이가 마무리된 후에 권영철 2루심이 타임을 부르기 위해 두 손을 들었다.
나머지 심판도 그에 맞춰 함께 타임을 외쳤다.
파울 선언도 아니었고, 인플레이 중 타임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김병주 KBO 심판위원장은 “염 감독께서 그 상황을 오해한 것 같다.
플레이 중에 타임을 거는 심판은 없다.
이것 때문에 (이영재 심판과)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들었다.
둘 다 감정이 격해지면서 그런 상황이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다음날인 지난 12일 경기를 앞두고 “후회하고 있다.
선수들도 깜짝 놀랐을 거고, 무엇보다 경기장을 찾은 만원 관중들 앞에서 경솔한 행동을 보였다.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진심 어린 사과였지만, 퇴장 사유를 감안하면 추가 징계는 불가피할 확률이 높다.
심판진 욕설로 인한 감독 퇴장 및 징계는 2010년대 이후 3번 나왔다.
2014년 9월 7일 대전 LG전에서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이 욕설로 인해 제재금 200만원과 엄중 경고를 받은 게 마지막이었다.
그 이전에는 한대화 한화 전 감독이 2011년 5월 12일(잠실 LG전), 2010년 6월 9일(잠실 LG전)에 같은 이유로 각각 엄중경고-구두경고를 받았다.
‘배치기 항의로 인한 구장 질서 문란 야기’로 징계에 이른 최근 사례는 김원형 전 SSG 감독이 갖고 있다.
2021년 7월 4일 문학 롯데전에서 심판을 밀쳐 제제금 100만원과 엄중 경고를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도 2019년 7월 7일(대전 한화전), 2021년 8월 31일(대전 한화전)에 같은 이유로 각각 제재금 100만원-200만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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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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