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지난해 K리그1 3위 돌풍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군 팀’ 김천 상무다.
김천은 2025시즌에도 초반 순항 중이다.
최근 6경기에서 4승2무(승점 14)를 기록, 리그 12개 팀 중 가장 많은 승점을 얻었다.
전북 현대와 개막전 패배(1-2 패) 이후 무패 가도다.
선두 대전하나시티즌(승점 16)에 승점 2 뒤진 2위인데, 한 경기 덜 치렀다.
김천은 군 팀 특성상 시즌 중 선수단 변화가 크다.
특히 6월 다수 전역자가 발생한다.
올해도 박수일, 김봉수, 모재현, 김대원, 서민우, 조현택 등이 6월에 전역해 원소속팀으로 복귀한다.
10월엔 이번시즌 7경기에서 3골3도움을 기록 중인 ‘기둥’ 이동경을 비롯해 이동준, 김승섭 등 공격의 핵심 자원이 군복을 벗는다.
그 자리를 신병이 채운다.
그럼에도 김천은 ‘믿는 구석’이 있다.
최근 상무 입대 트렌드와 수장 정정용 감독의 지도력이다.
과거엔 대다수 K리거가 최대한 병역 혜택을 얻을 기회를 모색하다가 멀어질 때 상무를 두드렸다.
근래 들어서는 문화가 바뀌었다.
병역 혜택을 얻을 기회의 장인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발탁이 된다고 해도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불확실한 가능성에 투자하기보다 이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처럼 20대 초반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해외 무대에 진출한 사례가 늘면서 후배도 따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상무는 이전보다 ‘젊은 불사조 군단’으로 거듭났다.
이들은 군 생활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과거엔 몸을 아끼면서 대충 경기를 뛰다가 전역, 원소속팀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엔 상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해 전역하려는 자원이 많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연령별 국가대표 수장 경험을 지닌 정 감독과 만남도 똑 들어맞았다.
전술 뿐 아니라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매기는 능력이 탁월한 정 감독은 상무 자원의 역량 역시 극대화한다.
지난달 3월 A매치 기간 김천에서 가장 많은 4명의 국가대표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상무에 선발되는 만큼 명확한 동기부여를 주면 강팀으로 변모한다.
정 감독은 최근 다수 대표 자원을 배출한 것을 두고도 팀 전체에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는 “일본도 그렇고 해외파가 대표팀에 큰 비중을 차지해 (국내 리그 소속 선수가) 뽑히는 게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선수에게 계속 대표팀에 갈 수 있게, 또 기회가 됐을 때 뛸 수 있게 더 좋은 선수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차출 선수 뿐 아니라 다른 선수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만한 메시지다.
새로운 입대 문화와 정 감독의 지도력이 올해도 끝까지 시너지를 내면서 불사조 군단이 또다른 역사를 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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