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그는 평생 주인공으로 살 운명인 모양이다.
흥국생명 김연경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34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의 활약 속 흥국생명은 챔프전 전적 3승2패로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역대 네 번째 통합 우승이다.
김연경은 5경기에서 무려 133득점을 기록하며 괴력을 과시했다.
3차전 29득점으로 이번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하더니 이어 4차전 32득점, 5차전 34득점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중요할 때 제 몫을 한 에이스였다.
5차전 5세트에는 수비가 빛났다.
세트 막판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 속에서 김연경은 몸을 날려 집념으로 공을 걷어냈다.
화려한 디그 뒤엔 동료들의 반격이 있었다.
김연경은 공수에 걸쳐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기어이 승리, 우승을 이끌었다.


극적인 우승이었다.
흥국생명은 1~2차전을 잡아낸 뒤 3~4차전에서 패하는 충격을 입었다.
3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굳은 각오로 용인 훈련장에서 짐까지 뺐는데 결국 인천으로 돌아왔다.
2년 전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당한 ‘역스윕’ 준우승 트라우마가 살아날 수도 있는 흐름이었다.
5차전 흐름도 흥국생명에 부정적이었다.
1~2세트를 이겼지만 3~4세트를 빼앗기면서 위기에 몰렸다.
1~2세트 20득점으로 너무 많은 공격을 책임졌던 김연경은 체력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정관장의 저항이 강렬했지만 김연경은 결국 이를 극복하고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도 이런 식으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라는 김연경의 표현대로 트로피를 따내기 위한 여정은 험난했다.
해외 생활을 마친 김연경은 2020~2021시즌 V리그로 복귀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2022~2023에도, 그리고 지난시즌에도 챔프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연경을 위한 파티는 없었다.
이번엔 더 간절했다.
김연경은 챔프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우승 못해도 은퇴한다”라는 마음가짐이었지만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타이틀이었다.
그렇게 김연경은 자신의 라스트 댄스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하며 주인공이 됐다.
그는 조연이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김연경은 “이게 내가 상상했던 은퇴다.
오늘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한국에 와서 챔프전에 네 번이나 왔는데 한 번 겨우 우승했다.
별 하나 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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