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더 알려야 한다, 그리고 입문시켜야 한다.
”
‘여자축구 새 수장’ 양명석(60)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은 절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양 회장은 최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있는 여자연맹 회장실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밖에서 보다가 (회장으로) 안에서 보니 여자축구가 더욱더 침체해 있더라”며 “기본적으로 홍보 기능이 매우 부족하다.
또 초등부부터 선수 발굴이 어렵다.
유망주의 축구 입문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제9대 여자연맹 회장 선거에서 권종철 피파스포츠 대표를 제치고 당선했다.
앞서 17년간 수장직을 지내다가 지병이 악화해 별세한 고 오규상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여자축구 수장직을 맡게 됐다.
달성군축구협회장, 대구광역시축구협회장 등을 역임한 양 회장은 10년 전부터 여자 유망주에 대한 개인 후원도 진행해 왔다.
선거 운동 기간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 시행, WK리그 확대 및 예산 증액, 여자축구인 복지 향상 및 전문선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적이 있다.

당선 이후 두 달간 바쁘게 현장을 누빈 양 회장은 “WK리그 현장을 다니는데 저조한 관중 수를 보고 많은 걸 느꼈다.
그간 여자연맹 차원의 홍보가 부족했는데, 인력 충원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미디어, 팬과 호흡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 WK리그는 국내 여자축구 최상위 리그지만 주요 경기, 이벤트에 대한 늑장 공지 등으로 비판받았다.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할 정보에 취약했다.
양 회장은 소수 인력으로 주요 대회 운영에 바쁜 내부 현실을 파악, 홍보 인력 충원으로 WK리그의 가치 향상을 끌어낼 뜻을 밝혔다.

다만 가장 시급한 건 초등부 등 저연령대 환경 개선. 양 회장은 “초등부는 팀도 부족할뿐더러 6학년 선수가 졸업했을 때 새 선수를 발굴하기 어려워 춘계 대회에 참가 못 하는 팀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자 클럽팀에 여자 초등부 선수가 뛰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을 여자 팀에도 (이중으로) 등록해서 경기에 뛸 수 있게 대한축구협회에 요청,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요 대회를 가보면 여자 선수가 활동하기에 환경이 열악하다.
유니폼도 화장실에서 갈아입는다.
탈의실 정도는 마련해주고 싶다.
선수 인권을 고려해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초등부가 무너지면 중등, 고등, 대학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점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팀 수가 줄어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 전락한 대학부 얘기를 꺼냈다.
그는 “대학부가 체전 시범종목으로 남으면 체육회로부터 예산 지원을 못 받는다.
더 어려워진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께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결과를 얻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선수 뿐 아니라 지도자의 인권 보호도 양 회장의 주요 화두다.
그는 “현장 지도자가 제한적인 선수로 팀을 꾸리는 데 정말 어려워한다.
연맹에서 당장 해결해줄 순 없지만 사소한 고민이라도 들어줄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며 “과거엔 연맹 문턱이 높았다는데 지금은 다이렉트로 소통하고 있다.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양 회장은 “연맹에서 선수, 지도자의 환경 개선 뿐 아니라 해외팀과 교류전 등 다양한 경험도 제공하고 싶다.
여자축구는 유니버시아드대회도 없어졌다.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연령별로 다양한 대륙의 팀과 만나도록 해 향후 국제 경쟁력을 지닌 선수, 지도자로 성장하게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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