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슬라이더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
두산 불펜이 흔들린다.
‘필승조’가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영하(28)가 든든하다.
개막전에서는 부진했다.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비결은 ‘슬라이더 사용법’ 변화다.
이영하는 “슬라이더를 언제 사용하느냐에 고민이 많았다.
스프링캠프때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슬라이더는 이영하의 ‘주무기’다.
시속 150㎞의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이후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넣고는 한다.
개막전엔 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게 이영하의 설명이다.
SSG와 개막전에서 1이닝 1홈런 2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영하는 “개막전 홈런을 맞는 과정에서 11개 연속 속구를 던졌다.
최대한 유리한 카운트로 간 다음에 삼진을 잡을 때 슬라이더를 쓰려고 했다.
거기서 조금 삐끗했다”고 말했다.
시즌 전부터 세운 계획이 첫 경기부터 흔들렸다.
당황스러울 법하다.
베테랑의 조언이 잡아줬다.
양의지는 이영하의 슬라이더에 믿음을 보였다.
이영하도 양의지를 ‘100%’ 신뢰한다.

이영하는 “(양)의지 형이 슬라이더를 아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너무 좋은 슬라이더다.
유리한 상황을 만들 때 쓰고, 삼진 잡으러 들어갈 때 또 써도 상대는 속는다’고 해줬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그다음부터는 의지 형이 원하는 대로 던지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어 “실제로 그때 슬라이더 사인이 계속 났다.
내가 아니라고 했다.
결국 주무기를 쓰지 않고 경기가 뒤집힌 거니까 그게 아쉽다.
힘 있는 속구로 몰아넣고 슬라이더로 확실하게 잡고 싶었다.
그것만이 방법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반등했다.
구멍 난 두산 불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한다.
‘멀티 이닝’을 던지는 경기도 자주 나온다.
그만큼 팀에 ‘헌신’한다.

이영하는 “셋업이라고 하면 보통 7회에 몸 풀고 8회에 올라간다.
나는 말이 셋업이지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
첫 경기 마음의 짐이 있다.
앞으로도 최대한 길게 던지려고 한다.
마운드에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두산은 최근 분위기를 바꿨다.
시즌 첫 연승에도 성공했다.
중위권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이영하가 제 몫을 했다.
주무기 사용법도 다듬었다.
올시즌도 두산의 확실한 ‘필승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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