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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이어 3일 2차전에서도 세트 스코어 3-1로 패한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패장’ 인터뷰에서 취재진에게 던진 질문이다.
“역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은 다 준우승에 그쳤다”라고 답하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더니 “우리는 지난 시즌에도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올 시증에도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내겠다”며 다짐했다.
지난 시즌 전인미답의 영역인 통합우승 4연패를 만들어냈듯, 이번에도 1,2차전을 내주고 내리 3경기를 잡는 남자부 최초의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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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은 경기 내용은 다소 우세했음에도 범실에 의해 스스로 내준 측면이 컸다면, 이날 경기는 상대 서브에 지나치게 흔들리며 승부처에서 연속 점수를 내주고, 범실도 나오면서 또 한 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공격 성공률 48.51%-49.53% 열세, 블로킹 10-12 열세, 서브득점 3-6 열세, 범실은 33-31로 2개 더 많았다.
사실 대한항공이 이길래야 이길 수 없던 경기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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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차전이랑 경기 양상이 비슷했다.
타이트한 경기였고, 공 하나에 승부가 갈렸다.
서브도 잘 안들어가고, 공격도 잘 안됐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서브를 좀 더 잘 때리면 상대 리시브를 흔들텐데, 그 부분이 잘 안됐다”라면서도 “이제 달라질 건 없다.
3,4차전은 우리 홈이다.
다시 여기로 돌아오겠다.
돌아와서 현대 팬들의 야유를 듣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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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IN이 분명했지만, 비디오 판독을 쓰는 틸리카이넨 감독을 향해 현대캐피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에 틸리카이넨 감독은 손을 귀에 가져다대며 ‘더 해봐’라는 듯한 귀여운(?) 도발 제스쳐를 했다.
원정에서 빌런 역할을 자청한 것이다.
야유 얘기가 나온 김에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이런 게 이 직업의 재미 아니겠다.
홈 팀도 이기고 싶지만, 우리도 이기고 싶다.
이기기 위해선 뭐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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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우승 4연패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가장 큰 무기는 서브였다.
그 중심에는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정지석의 서브 위력은 크게 반감된 모습이다.
스파이크 서브만을 때리던 모습에서 플로터 서브를 구사하기도 하며 변칙을 주고 있지만, 이날은 잘 통하지 않았다.
서브 득점은 없었고, 서브 범실만 6개가 나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서브 유형은 선수들에게 특별히 지시하지 않는다.
플로터 서브를 섞는 건 지석의 결정이다.
다만 큰 그림으로 보면 올 시즌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공인구가 스타에서 미카사로 바뀌면서 스핀 서브가 받기 더 좋아졌다”라면서 “내 의견은 코트 위 6명이 모두 플로터를 때리든, 모두 스핀 서브를 때리든 상관없다.
다만 본인 기록은 본인이 관리해야 한다.
서버별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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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KB손해보험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1,2세트 이후 플레이오프 2,3차전, 챔피언결정전 1차전까지 웜업존에서 지켜봐야했던 한선수의 복귀전이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선수에게 온전히 이 경기를 맡기고 싶었다.
몸 상태에 비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면서 “이제 다음 경기 때 이길 가능성이 더 높은 라인업을 구상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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