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속구만 던지는 투수로 남고 싶지 않은 의지다.
KT 오원석(24)은 변화구로 승부를 걸고 싶어 한다.
그 투지의 궤적은 5회 두 개의 몸 맞는 공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원석은 2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 선발로 나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5회 아쉬움을 남겼다.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정수빈, 김재환에게 각각 던진 커브와 슬라이더가 몸쪽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김재환은 “두 번째야”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의성은 없다.
마운드 위 오원석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더 잘 던지려 했다.
변화의 과정이 슬라이더와 커브다.
결과적으로 제구가 벗어났지만, 그 시도는 분명 의미가 있다.
오원석은 2020년 데뷔 이후 지난시즌까지, 5시즌 동안 속구 의존도가 높았다.
통산 속구 구사율이 50%를 넘고, 지난해 57.2%까지 치솟았다.
한 가지 공에 의존한 결과, 타자들의 타이밍이 점점 빨라졌고, 통산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60으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오원석은 그 굴레를 벗고자 했다.
이날 92개 투구 중 53개의 변화구를 던졌다.
속구(39개) 보다 많은 개수다.
두산 타자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 일이다.
그러나 투수 오원석 본인에겐 고개를 들 만하다.
속구에만 기대지 않는 투수가 되기 위한 시도다.
오점은 곧 성장의 흔적이다.
변화구가 빗나간 순간에도, 오원석은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다.
완성형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변화는 시작됐다.
duswns0628@sportsseoul.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