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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60억이 오버페이라고 하였는가” 수비로 팀 승리를 지켜내는 LG 외야의 ‘수호신’ 박해민 “야구는 공격이 전부가 아니에요”

프로야구 LG의 중견수 박해민(36)은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다.
빠른 발과 수비능력은 KBO리그를 통틀어도 최고수준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리그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빠른 발을 보유한 박해민은 2014년 1군 데뷔 이래 2024년까지 매해 20개 이상의 도루를 해내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지난 시즌에도 43개의 도루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투아웃 주자 1루에서 한화 권광민이 친 타구를 LG 중견수 박해민이 잡은 후 팀 동료 오스틴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빠른 발과 엄청난 타구 판단 속도를 내세운 수비 범위 역시 리그 최고 수준이다.
다른 선수들이 슬라이딩을 해야만 잡을 수 있는 타구도 낙구 지점을 재빠르게 캐치해내는 능력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주력으로 쉽게 잡아내는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

단점이 있다면 교타자다 보니 장타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게다가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도 리그 평균 수준이다 보니 타율이 2할 후반~3할대가 되지 못하면 타격 생산 능력이 뚝 떨어진다.
박해민의 wRC+(조정 득점 생산력) 커리어 하이는 삼성 시절인 2021년의 109.6이다.
대표적인 세이버메트릭스 스탯 중 하나인 wRC+는 말 그대로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나타낸다.
현존하는 타격 스탯 중 가장 정확한 타격 스탯으로 여겨진다.
100이면 리그 평균이며 115를 넘어야 리그 평균 이상이다.
100 아래로 떨어지면 리그 평균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박해민의 커리어 통산 wRC+는 93.5에 불과하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투아웃 주자 1루에서 한화 권광민이 친 타구를 LG 중견수 박해민이 잡은 후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2021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박해민은 LG와 4년 총액 60억원의 ‘대박 계약’을 맺었다.
빠른 발을 앞세운 도루능력과 수비 능력에 비해 떨어지는 타격 생산력을 보유한 박해민에게 60억원을 안겨주는 것은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LG 팬들은 박해민의 타격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가성비가 떨어진다’ 등의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FA 먹튀’가 판을 치는 KBO리그에서 박해민은 누구보다 ‘모범 FA’다.
LG 이적 첫 해인 2022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144경기를 개근하며 드넓은 잠실 외야의 가운데를 든든히 지켜줬다.
그의 존재 덕분에 LG 투수들은 타구가 가운데에 뜨면 안심할 수 있다.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경기. 6회 초 1사 때 LG 박해민이 호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 경기도 박해민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박해민의 타격 성적은 4타수 무안타, 삼진 3개에 그쳤다.
그러나 박해민은 안타보다도 더 귀중한 ‘미친 호수비’로 팀을 두 차례나 구해냈다.

한화 류현진과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는 6회초. 0-0으로 맞선 1사에서 에르난데스는 김태연에게 좌중간으로 뻗는 장타성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LG 외야 가운데에는 박해민이 있기에. 박해민은 빠르게 달려나가 몸을 날리며 팔을 쭉 뻗었고, 공은 그의 글러브에 쏙 빨려들어갔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투아웃 주자 1루에서 한화 권광민이 친 타구를 LG 중견수 박해민이 잡은 후 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LG가 1-0, 살얼음같은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에도 박해민의 호수비가 하나 더 나왔다.
2사 1루에서 LG 김진성은 한화 대타 권광민에게 짧은 타구를 맞았다.
텍사스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지만, 또 한 번 박해민이 슈퍼맨 같이 날았다.
전력질주해 타구를 쫓아 앞으로 대시했고, 몸을 날렸다.
자칫 공이 빠진다면 1루 주자가 홈을 밟을 수 있기에 안전하게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박해민은 거침없이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냈다.
그 순간 잠실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박해민의 호수비에 팀 분위가 고조된 LG는 8회에 한화 불펜을 두들겨 4점을 뽑아내며 5-0으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미 5-0이 된 2사 2,3루에서 타석에 선 박해민은 삼진을 당했지만, 이미 호수비 2개로 밥값은 충분히 해낸 뒤였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투아웃 주자 1루에서 한화 권광민이 친 타구를 LG 중견수 박해민이 잡은 후 팀 동료 송찬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경기 뒤 박해민은 “오늘 경기는 양 팀 에이스급 투수들이 호투를 이어가는상황이라서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봤다”라며 “모든 선수가 집중했고, 나 역시 더 집중하면서 수비에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를 못 치고 수훈선수로 인터뷰하는 건 데뷔 후 처음인 것 같다.
야구는 공격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서 뜻깊다”고 덧붙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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