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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돌아오고 싶어요.”
만 20세.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에게서 어느덧 ‘에이스’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 20일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21년 진행된 도쿄하계올림픽은 신유빈의 탁구 세계를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됐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당찬 플레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차곡차곡 국제무대 경험을 쌓아왔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기량으로 파리하계올림픽 무대를 두드린다.
밝은 미소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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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달랐던 떡잎
어린 시절 탁구 신동(神童)이라 불렸다.
탁구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탁구 채를 잡았다.
그때 나이 고작 5살이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야무지게 경기하는 모습은 시선을 모으기 충분했다.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2013년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서 대학생 언니를 완파했을 정도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9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만 14세 11개월 16일, 역대 최연소였다.
시련도 겪었다.
2021년 11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서 오른 손목에 통증을 느꼈다.
피로 골절이 발견됐다.
이듬해 5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시리즈서 복귀했지만 재발했다.
결국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낸 신유빈은 더 단단해졌다.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여자 복식 결승(은메달)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36년에 거둔 쾌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선 전지희와 여자 복식 우승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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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개할 차례
이번 파리올림픽은 한국 탁구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길었던 침체기를 뒤로하고 반등을 꾀한다.
한국 탁구는 과거 ‘세계 최강’ 중국에 대적할 만큼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탁구가 처음 올림픽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에서부터 금메달(남자 단식 유남규, 여자 복식 현정화-양영자) 소식을 전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선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남자 단식을 정복했다.
안타깝게도 2012년 런던 대회(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메달 명맥이 끊겼다.
신유빈의 임무가 막중하다.
멀티 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 출전한다.
여자 단체전에선 전지희와 주전 복식조로, 혼합 복식에선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호흡을 맞춘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종목은 혼합 복식이다.
직전 대회인 도쿄올림픽 때 처음 도입됐다.
일본이 중국을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변수가 많다.
대한탁구협회가 전략 종목으로 삼은 이유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쑨잉사-왕추친 조(중국)에 이어 세계랭킹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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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지는 미소
결전을 앞두고 있지만 긴장한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순간을 맘껏 즐겨보려 한다.
신유빈은 파리 출국 전 “멋진 무대서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면서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경기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꼭 메달을 획득해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서 세리머니를 펼치고자 한다.
신유빈은 “언니, 오빠들과 열심히 준비했다.
모든 종목서 메달을 따고 싶다.
기분 좋게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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