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VNL 태국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VNL 공식 사이트 |
캄캄했던 터널, 드디어 뚫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랑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태국과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 차 4차전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23-25 25-16 25-18)로 승리했다.
간절히 염원했던 승리다.
한국이 VNL에서 마지막으로 이겼던 경기는 2021년 6월15일 캐나다전이었다.
약 3년 만에 VNL 승리를 신고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다.
그 경기 이후 2021년 대회를 3연패로 마무리했고, 이어 2022년과 2023년 모두 12전 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도 첫 3경기를 모두 0-3 셧아웃 패배하며 이어진 지긋지긋했던 30연패도 드디어 마감됐다.
기다렸던 모습이 나왔다.
이날 한국은 22득점으로 양 팀 합쳐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린 강소휘(한국도로공사)를 필두로 박정아(페퍼저축은행·16득점), 정지윤(현대건설·16득점), 이주아(IBK기업은행·11득점) 등이 고루 폭발했다.
다채로운 공격 옵션을 활용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이다현(오른쪽)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VNL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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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 선 이주아와 이다현은 블로킹 5개, 2개를 건져내며 팀 블로킹 12-8로 높이 우위를 가져오는 데 공헌했다.
팀 범실도 태국(25개)의 절반 수준인 13개로 제어하면서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1세트 박정아의 활약 속에 산뜻하게 출발한 대표팀은 반격에 나선 태국에 2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타이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빠르게 점수를 쌓으며 3∼4세트를 모두 큰 점수 차로 이겨냈다.
가까워지는 승리가 선수들의 의욕을 북돋웠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FIVB 랭킹 43위 한국이 13위 태국을 꺾은 이변이기도 하다.
태국은 한국 V-리그에서 활약하는 위파위 시통이 15득점을 올리는 등 분전했지만, 한국 승리의 제물이 됐다.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선수단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 3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모랄레스 감독의 첫 승리이기도 하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외인 사령탑은 자국 대표팀 감독으로서 세계랭킹을 16위까지 끌어올리는 등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주어진 ‘세대교체’ 미션을 훌륭히 수행했다.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 황금세대가 이탈하고 암흑기에 들어간 한국 여자배구를 살릴 적임자로 평가받은 이유다.
모랄레스 감독은 부임 이후 “랭킹을 끌어올려 더 높은 세계 무대로 나아가겠다“며 “한국은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이룰 준비가 됐다.
김연경 같은 스타플레이어의 공백을 잘 채우는 팀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는 당찬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수장으로서 맞이한 첫 대회에서 목표로 했던 ‘1승’을 빠르게 신고하며 희망의 신호탄을 쏜 모랄레스 감독이다.
1승 3패로 1주 차 대회를 마친 한국 대표팀은 휴식을 취한 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으로 이동해 2주 차 경기를 치른다.
다음 상대는 불가리아(21위)로 오는 30일에 경기가 예정돼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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