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장점 극대화를 기대했다.
뎁스를 200%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승리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봤다.
그래서 캠프 기간 선수마다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지었다.
주축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에서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하는 청사진을 그렸던 LG 염경엽 감독이다.
물론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갈 수는 없다.
그래서 플랜 A부터 B, C까지 마련한다.
한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 다른 선수가 빈 자리를 메우는 식으로 부상 변수에 대처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재부상까지 머릿속에 넣을 수는 없었다.
여름이 다가오는 가운데 염 감독 머릿속에 진한 아쉬움으로 자리한 이재원과 손호영이다.
염 감독은 지난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인해 야수진 운용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음을 털어놓았다.
외야진은 그래도 지명타자 자리를 공유하며 체력 안배를 하고 있지만 내야진이 캠프 구상과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타격 흐름을 보면 외야수들은 꾸준한데 내야수들은 기복을 보인다.
외야는 (김)현수를 제외하면 그래프의 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홍)창기, (문)성주, (박)해민이 모두 기복이 심하지 않다.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관리가 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 지명타자 자리는 주로 외야수들의 휴식 공간으로 쓰인다.
수비 혹은 주루플레이가 어렵거나 휴식이 필요한 외야수들이 지명타자로 출전해왔다.
지난 6일까지 김현수(151타석), 홍창기(20타석), 문성주(18타석), 오스틴(9타석), 박동원(8타석) 순서로 지명타자 타석수가 형성됐다.
문제는 내야진이다.
캠프 기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낙점한 손호영이 시범경기 기간부터 두 차례 부상을 당했다.
오지환을 백업하는 두 번째 유격수이자 상황에 따라 2, 3루도 두루 소화하는 임무를 맡겼는데 햄스트링이 문제다.
시범경기 기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지난달 회복 후 재활 훈련을 하다가 다시 햄스트링에 탈이 났다.
아직까지 1·2군 기록이 전무한 손호영이다.
서건창이 기대했던 반등을 이루지 못한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염 감독은 “처음 계획은 건창이가 2루를 맡고 (김)민성이와 호영이가 유틸리티로 뛰는 것이었다.
그러면 내야진도 자연스럽게 관리가 됐다”며 “(오)지환이에게 휴식이 필요하면 호영이가 뛰고 건창이나 (문)보경이가 쉬어야 하면 민성이가 뛰면 됐다.
그런데 현재 건창이는 2군에 있고 호영이는 다시 부상을 당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덧붙여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성이도 그렇고 지환이와 보경이, 오스틴 모두 타석에서 기복이 보인다.
(이)재원이가 다시 부상을 당한 것도 아쉽다.
재원이가 있었다면 현수도 더 빨리 재정비할 수 있었다.
1루도 볼 수 있으니까 오스틴에게 휴식을 주기도 좋았다”면서 “곧 여름인데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냉정히 상황을 진단했다.
그래서 복귀 전력이 중요하다.
이재원이 지난 3일부터 실전을 소화하는 가운데 복귀 후에는 외야와 1루를 두루 맡을 계획이다.
이재원은 지난 3일 대학팀과 평가전에 임했고 지난 6일에는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서 2루타 하나 포함 4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아직 수비와 주루플레이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라 지명타자로 두 경기를 소화했다.
100% 컨디션이 됐을 때 1군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최소 일주일, 늦어도 2주 안에 1군에 올라올 계획이다.
서건창도 내야진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
공수주에서 두루 고전한 서건창은 꾸준히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고 있다.
캠프 계획처럼 주전 2루수는 어려워도 백업 내야수로서 주전 내야수들의 체력안배를 유도할 수 있다.
서건창이 2루수로 출전하면 김민성, 오지환, 문보경 중 한 명에게 휴식을 줄 수 있다.
6할 승률을 유지하며 선두 경쟁을 벌이는 LG다.
괜한 걱정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염 감독은 일찍이 승부처를 여름과 아시안게임(AG) 기간으로 봤다.
이 기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팀이 정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LG는 마무리 고우석과 주전 3루수 문보경이 AG 최종 엔트리 유력후보로 꼽힌다.
이재원이 복귀 후 시즌을 완주하고 서건창이 일주일에 한두 경기만 2루수로 출전하면 야수진 체력 안배를 이룰 수 있다.
마운드는 상대적으로 풍족하다.
불펜진의 경우 함덕주, 박명근, 유영찬이 도약했고 선발진은 이상영이 오는 12일 상무에서 전역해 합류한다.
즉 6월 복귀 전력이 10월 최종 순위표에서 LG의 위치를 결정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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