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동욱 전 감독. 사진=본인 제공 |
이번 편에서는 미국 마이너리그 루키팀 코치들의 생활을 소개한다.
최근 막을 내린 확장 스프링캠프 당시로 시계를 돌려 이야기해보려 한다.
코치들은 오전 6시쯤 출근하기 시작한다.
나는 야구장과 3분 거리에 있는 호텔에서 6시에 출발한다.
간단한 운동으로 아침을 연다.
나처럼 운동을 제일 먼저 하는 코치, 스케줄을 만드는 코치, 샤워부터 하는 코치 등 각자의 방식대로 하루를 시작한다.
보통 7시 전후로 아침 식사를 한다.
오전 미팅은 보통 8시다.
전날 경기 리뷰, 오늘 해야 할 것들에 대해 감독과 의견을 주고받는다.
월요일은 스포츠 사이언스 팀의 미팅이 있다.
호크 아이, 트랙맨 데이터, 영상 등을 분석해 자료를 만든다.
2명의 팀원이 각각 투수, 야수들의 현 상황을 수치와 영상을 통해 설명한다.
나아진 점, 안 좋아진 점들을 이야기하며 코치들의 의견을 묻고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스트렝스 코치, 비디오 분석가 등도 같이 모여 선수들의 상태를 공유한다.
코치의 한 명의 생각이 아닌 각 분야의 팀원들이 모여 선수들의 발전 계획을 세운다.
미팅을 마치면 오전 9시 전후로 스킬 워크에 돌입한다.
파트별로 코치들과 연습 및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이다.
나는 내야수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한다.
선수들이 아직 모르는 기술들이 많아 설명하고 반복 연습한 뒤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주 2회 외야수들의 송구와 내야수들의 수비 연습도 한다.
이어 배팅 훈련 시 실내에서 토스볼과 배팅볼을 던져주며 선수들을 돕는다.
원정 경기가 있는 날에는 잔류 선수들과 연습을 더 한 뒤 코치들과 따로 출발해 원정 경기에 참여한다.
버스 출발 시간만 정해져 있고 각자 알아서 식사하고 모이는 시스템이다.
때로는 시간이 모자라 코치들이 도시락 박스에 음식을 담아와 버스에서 식사하는 경우도 있다.
1루 베이스 코치로도 나선다.
스프링캠프 기간 계속 했던 일이라 선수들과의 소통은 문제 되지 않는다.
도루 타이밍이나 상황에 대해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준다.
모두 야구 용어라 간단히 설명이 가능하다.
특별한 상황 발생 시 선수들이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 간단하게 짚어주기도 한다.
각 파트 코치들은 선수들의 보고서 작성을 위한 사항들을 체크하며 경기를 관전한다.
예를 들어 내야수의 포구가 좋았는지, 송구는 정확했는지 등을 기록한다.
선수들을 평가하는 자료가 된다.
경기가 끝나면 코치실에 모여서 다음날 연습 스케줄과 경기 라인업 작성을 위해 간단한 미팅을 한다.
게임 리포트 작성을 위해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일과를 마무리한다.
특이한 점은 코치들에게 ‘휴가’가 있다는 것이다.
날짜를 정하라고 해 ‘코치들이 무슨 휴가지?’라고 생각했다.
집이 멀어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일주일간 휴가를 준다고 한다.
선수를 도와주고 가르쳐 주려면 코치들도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며 머리를 비우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선수들을 채워주려면 도움을 주는 사람이 먼저 준비돼 있어야 함을 다시 느꼈다.
나는 7월 2일부터 일주일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팀에서 3개월 정도 지내며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 있다.
마이너리그 코치직의 본질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선수들과 같이 가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그 길을 혼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5일부터 마이너리그 정규시즌이 시작됐다.
선수들이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이동욱 전 감독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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