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다들 잠깐 반짝일거라 하잖아요.”
프로 16년차 포수가 있다.
시작부터 특급 포수는 아니었다.
꾸준히 성장해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팀에 더 좋은 포수가 오면 백업으로 내려갔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했다.
그리고 그 긴 시간 ‘편견’과 싸웠다.
이제 완전히 답을 찾았다.
‘해탈’에 가까운 모습도 보인다.
삼성 김태군(34) 이야기다.
김태군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
사람은 한 시간 뒤의 일도 모르지 않나. 나는 오랜 시간 안 좋은 시선과 싸웠다.
편견과 마주했다.
‘못할거다’고 하더라.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
결국 훈련이더라. 내가 양의지가 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훈련을 했다.
확신이 든다”고 강조했다.
부산고 출신 김태군은 지난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됐다.
3라운드 전체 17순위.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니다.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다.
당시 김태군 앞에 뽑힌 포수는 장성우(롯데 1차·현 KT), 김재환(두산 1라운드·현재 외야수), 이희근(한화 2라운드·현재 한화 코치)까지 딱 3명 뿐이다.
 | | 삼성 포수 김태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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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펄펄 날았던 것은 아니다.
LG에서는 뚜렷하게 보여준 것은 딱히 없다고 봐야 한다.
2012시즌 후 NC의 특별지명을 받으면서 마산으로 내려가게 됐다.
단숨에 주전 포수가 됐다.
2015년에는 144경기 전 경기 출장도 일궜다.
2019시즌 양의지가 오면서 백업이 됐지만,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활약했다.
2020시즌 통합우승이라는 기쁨도 맛봤다.
2021년 12월 다시 변화가 생겼다.
트레이드를 통해 NC를 떠나 삼성에 왔다.
2022시즌 102경기, 타율 0.298, 2홈런 25타점, OPS 0.738을 작성했다.
공격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주전 강민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전급 포수가 됐다.
그리고 2023년 더 나은 시즌을 보내기 위해 준비했다.
마침 시즌 후 FA도 된다.
김태군은 “지난 4년 뛰면서 많이 느꼈다.
FA는 신경 쓰지 않는다.
미래의 일일 뿐이다.
그냥 내가 어떻게 하면 더 강해지고, 어떻게 하면 더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내가 잘해놔야 기회도 온다”고 강조했다.
트레이드 매물이라는 이야기도 계속 나온다.
스트레스를 받을 법한데 김태군은 반대다.
“그만큼 작년에 좋은 시즌을 보냈다는 의미 아닐까 싶다.
나를 원하는 팀이 아직도 있다는 것은 내 야구 인생이 계속 연장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작년처럼 좋은 성적을 내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해놔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에 와서 재미있다.
재미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나”며 웃었다.
무엇보다 타격이 좋아진 것이 눈에 띈다.
100경기 이상 뛰면서 0.290대 타율을 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NC 있으면서 (양)의지 형에게 배운 것이 가장 크다.
그렇다고 내가 양의지가 될 수는 없다.
그만큼 따라가려면 3~4배 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내에서 내 타격폼을 완성시키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훈련장에 오래 있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시간을 투자하면서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왔다갔다 했다.
작년 시즌에 삼성에 와서 코치님들과 형들에게 이야기를 또 들었다.
자신감이 붙더라. 기본 연습량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감이 생기니까 ‘할 수 있다.
뭘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 | 삼성 포수 김태군.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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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이야기를 꺼냈다.
“(오)재일이 형과 (이)원석이 형이 ‘주변 시선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재일이 형도 처음부터 잘 치는 타자가 아니었다.
원석이 형도 마찬가지다.
주변 시선을 많이 느꼈다고 하더라. 오늘 잘해도 ‘저 선수는 오늘만 잘 칠거다’고 하고, 한 달 잘 쳐도 ‘떨어질 선수는 떨어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깰 수 있는 것이 훈련이다.
형들도 그랬다.
나는 그만큼 훈련을 했다.
자신이 있다.
사실 나는 작년에도 그런 시선과 싸웠다.
그러나 더한 시선도 받아봤다.
아랑곳 할 이유가 없다.
‘부러워해라’고 오히려 생각했다.
올해 더 확신이 들었다.
내가 준비할 것은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기술도 기술인데 결국 생각의 차이더라. ‘나는 잘 치는 타자다’고 생각한다.
계속 자기 암시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 분야나 기본적인 재능은 중요하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라면 재능은 이미 갖추고 있다.
남은 것은 노력이다.
부단한 훈련은 좋은 결과를 부른다.
김태군이 몸으로 느끼고 있다.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과 싸우고 있지만, 김태군은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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