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영철(가운데)이 경기 종료 후 팀 선배들과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남다른 떡잎을 가진 고졸 루키의 등장이다.
프로야구 KIA가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데려온 윤영철(19)이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남다른 능력치를 뽐내고 있다.
2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⅔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첫 등판 16일 키움전부터 범상치 않았다.
4이닝을 소화해 2피안타 1볼넷을 내준 동안 탈삼진 7개로 무실점 했다.
주전이 대거 포함된 키움 라인업을 만나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1회 이정후에게 안타를 맞고 씩 웃음 짓는 철벽 멘탈도 눈에 띄었다.
21일 등판도 만족스러웠다.
우승 후보 LG를 상대로도 윤영철의 투구가 먹혔다.
4⅔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으로 실점을 피했다.
마지막 5회에 볼넷이 2개 쏟아진 게 유일한 흠이었지만 후속 곽도규가 실점을 막아주며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이날 뿌린 71구 중 35구가 직구였다.
여기에 슬라이더(20구), 체인지업(12구), 커브(2구)를 섞었다.
눈에 띄는 것은 최고 시속 136㎞에 그친 직구다.
지난 키움전 최고 141㎞보다도 떨어졌다.
KBO리그에도 가볍게 150㎞ 중·후반 직구 구속을 찍는 안우진(키움), 문동주, 김서현(이상 한화) 등이 등장하며 속구의 기준이 높아졌다.
이런 환경에서 윤영철의 구속이 낮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윤영철은 무리한 구속 증가보다 공을 숨기는 특유의 디셉션 동작과 날카로운 커맨드에 집중한다.
여유 있는 경기 운영과 자신감도 두드러진다.
볼넷을 남발하며 무너지는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선배들이 강조했던 선행과제를 먼저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구속은 이후 문제다.
고교시절 145㎞까지 찍어본 기억도 있다.
커리어를 막 시작한 2004년생 좌완의 잠재력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본인 또한 입단 초기부터 꾸준히 “구속 욕심은 당장 없다.
구단의 관리대로 하다 보면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 말하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KIA의 입꼬리만 올라간다.
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로 이어지는 외인 라인에 양현종-이의리가 선발진 4자리를 확정했다.
마지막 자리를 두고 고심 중이다.
10번째 시즌을 치르게 된 잔뼈가 굵은 임기영과 상무에서 돌아와 안정감을 뽐낸 김기훈 그리고 ‘신인왕 후보’ 윤영철까지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행복한 고민의 시작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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