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단비가 경기 전 팬들에게 손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본인에게도, 16년째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시즌이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V12’를 향해 순항 중이다.
19일 시작을 알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BNK를 상대로 홈 1~2차전을 모두 승리했다.
지금껏 2연승 후 우승에 실패한 팀은 없다.
9부능선을 넘은 우리은행은 23일 3차전에서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에이스’ 김단비(33)를 주목해야 한다.
봄 농구에서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의 품격을 이어가는 중이다.
4경기 평균 35분 59초를 뛰며 평균 20득점, 5.3어시스트, 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정규 시즌보다 나은 퍼포먼스로 포스트시즌 무패행진을 이끌고 있다.
2차전 승리 후 김단비는 “1차전 후반에 집중력이 저하된 경기력이 나왔다.
그게 좋은 약이 됐다”고 운을 뗐다.
우리은행은 1차전 4쿼터에서 득점 가뭄에 시달리며 BNK의 맹추격을 받아 긴장된 승부를 펼쳐야만 했다.
하지만 2차전은 팽팽한 전반을 지나 후반에 상대를 폭격해 16점 차 대승을 만들었다.
김단비는 “시즌도 그렇고 전반에 혼자 미칠 때가 있는데 페이스 조절을 못해서 후반까지 못 끌어갈 때가 있다.
그 점에서 감독님과 미팅해서 조절하려 했는데 2차전은 그게 잘 됐다”고 설명했다.
상대 에이스 김한별과의 매치업에서 거친 몸싸움을 견뎌야 하는 난관도 있었다.
“밀리지 말자는 마음이 처음부터 있었다.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려야 성이 차는 성격도 있어서 밀려도 더 부딪혔다”고 설명한 그는 “어릴 때는 언니들한테 가서 밀렸다고 이르면 되는데 지금은 제가 고참이라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웃었다.
 | | 김단비의 팬들이 경기장에 내건 현수막의 모습. 사진=WKBL 제공 / |
힘을 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16년 차를 맞은 그를 오랫동안 응원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들은 경기마다 그를 위한 현수막을 경기장에 내걸었다.
그곳엔 ‘성우야 나 너무 신나’, ‘내 꿈은 너야 단비야’ 등의 센스있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단비는 “시작을 웃으면서 행복하게 할 수 있다.
팬들께서 ‘우리 단비가 MVP랑, 우승이랑 거리가 멀지만 우린 괜찮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지난 번에 MVP를 땄으니 이제는 우승하는 선수의 팬으로 만들어드리고 싶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아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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