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산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가 9일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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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블랙타운(호주)=장강훈기자] “선수들이 다가와준다면, 많은 대화로 길을 알려주겠다.
”
두산이 시즌 준비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센터(블랙타운구장)에 ‘일타 강사’가 등장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와 뉴욕메츠 등 메이저리그(MLB)에서 93승을 따낸 왼손 투수 다카하시 히사노리(48)가 인스트럭터로 2주간 투수들에게 조언하기 위해 9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전날 호주에 도착한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요미우리 시절 팀 동료였던 이승엽 감독과 모처럼 만나 담소를 나눴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이승엽 감독과는 요미우리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다.
워낙 젠틀하고, 동료들을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선수여서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면 흥분하기도 했는데, 이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배트를 휘두르며 절치부심했다.
다른 사람이 부탁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두산 이승엽 감독(오른쪽)이 8일 호주 블랙타운구장에 온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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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는 왼손투수 육성이다.
그는 “최승용과 이병헌을 주의 깊게 봐달라는 부탁을 (이 감독으로부터) 받았다.
첫날이어서 전체적인 움직임을 지켜보고, 훈련 분위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불펜과 그라운드를 오가며 투수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우선은 몸을 어떻게 쓰는지, 투수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3일 정도 지켜봐야 흐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어떤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있을지 궁금해 피곤한줄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NBP에서 79승73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뒤 MLB로 진출한 그는 뉴욕 메츠에서 10승(6패 ERA 3.61)을 따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구속보다 제구로 타자를 요리한 그는 “미국이나 일본 모두 스피드를 강조하는 시대”라면서도 “내가 제구형 투수여서인지 정교한 컨트롤을 앞세우는 투수를 보는 일이 즐겁다”고 밝혔다.
 | 두산 최승용이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불펜투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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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인스트럭터의 등장에 왼손 투수들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최승용은 “체인지업의 대가로 불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틈날 때마다 체인지업을 어떻게 던지는지, 경기를 풀어가는 요령은 무엇인지 등을 배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생애 처음 KBO리그 팀을 만난 다카하시 인스턱터는 “선수가 가진 장점을 관찰해 이를 그대화할 방법을 찾아주는 게 내 역할”이라면서도 “두산에 훌륭한 투수코치님이 많아서 선수 지도보다는 멘탈이나 경기를 풀어가는 심리적 요령 등을 대화로 알려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 두산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오른쪽)가 9일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딜런 파일의 불펜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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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딜런 파일의 불펜투구를 유심히 관찰했고, 짧게 대화도 나눴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딜런은 제구가 꽤 좋았다.
볼넷으로 자멸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어떻게 공략할지, 타자별 볼배합은 어떻게 다르게 할지에 따라 변수는 있겠지만, 대체로 잘던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훌륭한 투수코치가 세 분이나 계시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선수를 지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세를 낮춘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투구할 때 자신의 몸을 어떻게 쓰는지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몸을 활용해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게 우선이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투수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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