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캐치의 귀재, 정수빈이 밝힌 노하우[SS 포커스]

두산 정수빈이 블랙타운구장에서 주루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 블랙스톤(호주)=장강훈기자] 수비만 놓고보면 KBO리그 톱 중견수다.
지난해 후반기 기세를 올시즌 초반부터 이어가면 풀타임 리드오프도 가능하다.
‘꾸준함’을 목표로 삼은 두산 정수빈(33)이 다시 뛴다.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센터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정수빈은 밝은 표정으로 훈련 중이다.
늦은 신혼여행 기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11월부터 거의 매일 훈련하며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기에는 타율 0.221에 그쳤지만, 후반기 53경기에서는 0.306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홈런도 3개나 때려내는 등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그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후 2년간 성적을 못내 아쉽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에 좋았던 기억을 갖고 훈련 중”이라며 “새로운 시즌이니 새롭게 준비하자고 다짐했다.
2년간 부진은 지나간 일이다.
올해는 초반부터 시즌 끝까지 잘하고 싶다.
개막부터 잘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 정수빈이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타격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배트를 짧게 잡고 다양한 폼으로 타격하는 건 정수빈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잘하려는 욕심 탓에 폼을 자주 바꾸는 등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후반기 타격폼을 시즌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준비 자세에서는 손목을 최대한 이완하는 자세로 서 있다가 짧고 정확하게 공을 배트 중심에 맞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실 팀이 정수빈에게 원하는 건 호쾌한 타격보다 기동력을 살리는 일이다.
2018년부터 3년간 0.350 이상 출루율을 기록했는데, 3할대 후반으로 끌어 올리면 전술 운용 폭이 넓어진다.
정수빈 역시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작전야구를 많이 한다시더라. 뛸 준비해야 하고, 뛰어야 한다.
도루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가 필요해서 감각을 되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육상부’에서 ‘타격의 팀’으로 변신해 도루를 자제하다보니 뛰는 감각이 무뎌진 게 사실. 정수빈은 “나도 안뛰어서 감각이 떨어졌다.
3년 만에 야외에서 땀흘리며 훈련하고 있으니 금세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산 정수빈이 호주 블랙타운구장에서 수비훈련에 앞서 캐치볼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달리는 감각을 금세 회복할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는 또 있다.
수비 덕분이다.
‘다이빙캐치의 귀재’로 불리는 정수빈은 “서 있을 때부터 다이빙캐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트도 빠르고, 과감한 다이빙캐치로 이른바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는 비결인 셈이다.
그는 “타자의 성향, 스윙궤도 등을 고려해 타구가 날아들기 전부터 방향을 그린다.
다이빙할 것을 고려해 스타트하기 때문에 조금 더 과감하게 달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잦은 다이빙캐치는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러나 정수빈은 “어릴 때부터 했기 때문에 나름 기술이 있다.
인조잔디 구장에서는 피부가 따갑지만, 잔디구장은 괜찮은 편”이라며 웃었다.
타구를 향해 달려들듯 스타트하고, 다이빙캐치하듯 슬라이딩하면 무뎌진 주루 감각을 회복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정수빈이 다시 뛰면 두산의 다득점 경기도 증가한다.
팀 색깔이 변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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