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도우미' 호날두, 등짝 도움에 수비까지, 12번째 선수급 활약

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골기회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꺾으며 극적인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노쇼 사태’로 한국팬들과 구원이 깊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16강 특급 도우미’ 활약이 화제를 모았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전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은 호날두에 대한 설욕전이었다.
3년전인 지난 2019년 호날두는 유벤투스와 팀K리그 친선전에서 벤치에만 앉아있다 가는 ‘노쇼’행각으로 축구팬들을 분노케 했다.
하루 아침에 ‘우리형’에서 ‘날강두’가 된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반드시 꺾어야만 1무1패로 승점이 부족한 대표팀은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운명의 포르투갈전, 호날두는 선발출전했지만 후반 20분 교체될 때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되려 중요한 순간에 실수와 실점을 연발하며 ‘한국 대표팀 12번째 선수’로 활약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김영권(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에서 두번째)를 수비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경기 초반은 예상대로 포르투갈이 압도했다.
경기 시작 5분만에 포르투갈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1골을 내준 대표팀은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을 맞이했다.
놓치기 아까운 기회였고, 여기엔 숨은 도우미가 있었다.
손흥민이 찰 듯 비껴가고 이강인이 올려준 공이 골문 앞을 지키고 있던 호날두의 등에 맞으며 절묘하게 튀어나온 것. 공넣는 수비수 김영권은 호날두의 등에 튕겨져 ‘예쁘게’ 올라온 공을 왼발로 꽂아넣으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뒤로 돌아 있어 이 상황을 몰랐던 호날두는 자신의 등에 맞은 공이 김영권의 영리한 발 끝에서 골로 만들어진 것을 보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호날두의 활약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전반 42분 비티냐가 날카로운 슈팅을 한 가운데 김승규가 걷어낸 공을 호날두가 헤딩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헤딩슛을 하려고 했다기엔 너무나 바깥으로 처리된 공이라 해설진에서도 해석이 분분했을 정도다.

경기가 끝난뒤 누리꾼들은 “등짝으로 특급 도우미” “무소속 호날두 1도움 1클리어” “속죄 어시 너무 좋았다”라는 반응이었다.

확연히 느려진 몸으로 이름값에 못 미친 활약을 보인 호날두는 결국 후반에 교체됐고, 후반 추가시간 이번 경기에 첫 투입된 황희찬이 기어이 제몫을 해냈다.
손흥민이 포르투갈 문전까지 단숨에 돌파한 뒤 패스한 공을 황소처럼 달려온 황희찬이 그대로 쏴 그림같은 결승골을 완성했다.
모든 선수가 껑충껑충 뛰며 강호 포르투갈을 꺾은 기쁨을 만끽한 가운데 벤치에 앉아있던 호날두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은 이날 포르투갈을 2-1로 꺾으며 승점 1점을 챙긴 것은 물론 같은 시간 가나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우루과이를 제치고 16강 진출에 안착했다.

두팀 모두 1승1무1패로 승점도 골득실도 같았지만 한국이 4골을 뽑아내며 다득점에서 앞섰다.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만이다.
만약 우루과이가 가나전에서 1골만 더 넣었어도 16강행은 무산될 수 있었지만, 행운의 신은 한국을 버리지 않았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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