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초보 감독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
실패자로 낙인찍히기도 싫다.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팀 베어스’를 이끌겠다.
”
‘국민타자’에서 ‘초보감독’으로 직책이 바뀌었지만, 승부욕은 여전했다.
두산 왕조 재건 중책을 맡은 이승엽 신임감독과 14일 연락이 닿았다.
이 감독은 이날 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15억원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8일 취임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한 뒤 감독으로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이 감독은 “이틀전(12일) 공식 제안을 받았다.
야구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강했는데 두산이 손을 내밀어주셔서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오재원의 은퇴식이 끝난 직후인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입을 검토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구단과 이 감독 모두 급박하게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미다.
두산은 왕조가 막을 내려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창단 수준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올 정도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 감독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제안일 수도 있다.
그는 “구단과 내가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잡은 손”이라면서도 “부담은 크지만 부딪혀보자는 생각을 했다.
지도자로서 보여준 게 없으니 가치를 인정받아야하지 않겠는가. 서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계약을 맺은만큼 우려를 불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초보감독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
(팀 재건을 못한) 실패자로 낙인찍히기도 싫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겸손하고 세심한 성품이지만 그라운드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은 승부욕이 감춰지지 않았다.
그는 “평생을 부담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부담을 즐길 것”이라며 “좋은 경기력으로 두산 팬께 인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가대표 1루수로 ‘월드클래스’ 수비력을 뽐낸 이승엽(가운데)이 이대호 김태균과 함께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감독 이승엽’이 추구하는 야구는 무엇일까. 그는 “외부에 내가 어떻게 비칠지는 모르지만, 내가 했던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입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모두가 홈런타자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이 감독은 “상황에 맞는 플레이, 디테일한 플레이를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1번부터 9번까지 각자 역할에 맞는 플레이를 하도록 선수들을 이해시켜야 역할분담을 통해 원팀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강도 높은 훈련은 그래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몸이 반응하는 게 프로의 기본”이라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은 훈련뿐이다.
투수들은 관리를 통해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지만, 야수들은 다리와 허리가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기르고,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해야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상대를 이기는 게 프로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현역시절 훈련량으로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받던 이 감독은 “내가 느끼고 경험한 것을 선수들에게 잘 이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인 2011년 매서운 눈빛으로 타격훈련 중인 이승엽. 연합뉴스 |
|
팀 재건은 단시간에 이룰 수 없다.
그런데도 시즌은 이어지고, 매일 경기를 해야한다.
승부욕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감독의 성격을 고려하면 든든한 조력자가 필요하다.
이 감독은 “내가 이성을 잃었을 때 누군가 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김한수 감독님을 수석코치로 모셨다”며 웃었다.
삼성에서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고, 코치-선수, 감독-선수로도 호흡을 맞췄다.
신인 때부터 의지했던 선배이자 감독 경험을 갖춘 김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해 “감독이라는 자리는 선수단을 대표하는 곳이다.
내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할 때 나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주장, 코치, 감독으로 함께 생활했고, 3루수와 1루수로 교감한 세월이 길어 나를 가장 잘 아는 분”이라고 밝혔다.
zzang@sportsseoul.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