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노경열의 알쓸호이]

생각해보자. 막다른 골목에서 나보다 큰 상대가 위협해오고 있다.
내가 멀어지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의 손과 발은 내 몸에 닿는다.
뭔가 저항을 해보려고 하지만 피하기 힘들다.
공포감과 무력감이 더 커지고 결국 내가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사라진다.
이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달려서 도망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는가? 그렇다면, 오히려 상대의 영역으로 먼저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상대의 품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상대를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멋진 기술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성공시킬 수 있는 건,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을때 가능하다.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다가서는 당신을 보고 상대가 당황할 때, 그때가 바로 공격할 순간이다.
가까이 다가섰으니 이제 주먹이나 발 등 당신의 무기가 상대에게 닿을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그 한번의 기회를 잡아 완벽하게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쉽지 않은 방법이다.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들어가라니 자연의 법칙에도 어긋난다.
그래서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호신술을 배운다고 하면 어떤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데 집중한다.
영상 속의 여성이 마지막에 보여준 트라이앵글 초크를 익히는 것에 노력을 쏟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침투하는 법에 대해서는 수업으로 따로 다루지 않거나, 배워도 기술에 비해 익히는데 큰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영상 속의 여성이 자신이 유리한 위치로 남성을 어떻게 유도했는지,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격언은 격투경기나 호신술에 그대로 적용된다.
단, 호신술은 마치 스파이가 적 기지에 몰래 침투해 핵심 정보만 빼오듯 상대에게 파고드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야 한다.

갑자기 태클을 걸려고 하거나 원투 펀치를 날리며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은 굴 입구에서부터 꽹과리를 치며 호랑이를 잡으러 가는 것과 같다.

오늘부터 친구 혹은 동료와 연습해보자. 갑자기 당신을 놀라게 해달라고 부탁한 뒤 깜짝 놀라는 순간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수하듯 편안하게 손을 내밀며 친구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이 과정이 완성되면 이미 호신술 7부 능선은 넘었다.
그게 인간사회에서 호랑이 제압하는 방법이다.

노경열 JKD KOREA 이소룡(진번) 절권도 대표 코치

노 관장은 기자 출신으로 MBN,스포츠조선 등에서 10년간 근무했으며, 절권도는 20년 전부터 수련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에서 JKD KOREA 도장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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