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끝판대장’ 오승환(41)이 마침내 원하던 대기록을 작성했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누구도 하지 못한 위업이다.
끝이 아니다.
오승환은 또 다른 목표를 말했다.
오승환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와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팀이 9-6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선두 손아섭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서호철-천재환-마틴을 범타로 처리했다.
특히 마지막 타구는 1루 땅볼이었고, 오승환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아웃을 잡았다.
자기 손으로 끝낸 셈이다.
올시즌 8번째 세이브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18에서 4.01로 낮췄다.
다시 3점대가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개인 커리어 통산 500번째 세이브다.
오승환도 마지막 아웃 후 공을 잠시 바라봤다.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 첫 시즌 16세이브를 따냈다.
이후 2013년까지 277세이브를 적립했다.
2006년과 2011년 47세이브를 만들며 아시아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미 이 시점에서 KBO리그 역대 세이브 랭킹 1위다.
최소 경기 100세이브, 최연소-최소 경기 200세이브 등 각종 기록도 일찌감치 생산했다.
KBO리그에서 최초로 25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이기도 했다.
2013시즌 후 일본에 진출했다.
한신의 수호신으로 군림하며 2년 동안 80세이브를 만들었다.
2014년 39세이브, 2015년 41세이브.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품었다.
다음 무대는 미국이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016년 19세이브를 만들었고, 2017년에는 20세이브를 일궜다.
2018년 토론토-콜로라도에서 뛰며 3세이브를 추가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만든 세이브가 42개다.
동시에 한미일 통산 399세이브다.
400개에 딱 1개 남긴 상황에서 2019년 8월6일 삼성으로 복귀했다.
KBO의 징계로 인해 복귀 첫 시즌은 뛰지 못했다.
2020년 6월부터 경기에 나섰고, 이 시즌 18세이브를 만들었다.
통산 400세이브도 달성했다.
2021년에는 44세이브를 폭발시키며 최고령 40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2022시즌 시련이 찾아왔다.
발목 부상 등으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졌고, 잠시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그래도 32세이브를 만들며 클래스를 보였다.
2022년까지 KBO 통산 370세이브, 한미일 통산 492세이브가 됐다.
올시즌을 앞두고 오승환은 “개인 통산 500세이브, KBO 통산 400세이브 등 기록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질문을 자꾸 받는다.
나도 최대한 빨리 달성하고 싶다”며 웃었다.
의외로 쉽지는 않았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세이브는 만드는데, 위태위태했다.
4월 하순부터는 잠시 중간으로 내려왔다.
4월21일 KIA전과 4월26일 두산전에서 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5월 들어 큰 변화가 있었다.
5월3일 대구 키움전에서 무려 선발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길게 던지면서 자기 페이스를 찾기 위한 것”이라는 박진만 감독의 설명이 나왔다.
5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공이 좋아진 것이 보였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5월14일 1군에 돌아왔다.
다시 마무리 자리도 꿰찼다.
동시에 오승환의 세이브 시계도 다시 돌기 시작했다.
마무리에서 잠시 내려오기 전까지 시즌 4세이브를 기록중이었고, 한미일 통산 496세이브 상태였다.
5월19일 NC전에서 497번째, 5월31일 SSG전에서 498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2일 한화전에서 499세이브를 기록, 딱 1개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리고 6일 홈에서 대망의 500세이브를 완성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강민호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이후 오승환에게 다가가 진한 포옹을 했다.
모든 선수들이 오승환에게 축하를 전했고, 현장을 찾은 관중들도 마음껏 환호했다.
인터뷰 시간에 케이크를 선물 받았고, 케이크는 오승환의 얼굴로 향했다.
아낌없는 물세례도 있었다.
크게 망가졌지만, 그래도 오승환은 웃었다.
경기 후 오승환은 “오늘 500세이브 기록이 걸린 것을 알았다.
스스로 ‘망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좀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500번 팀의 승리를 지켰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뿌듯한 기분도 든다.
세이브라는 기록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 끝나고 팀 동료들과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팬들 생각도 했다.
“홈팬들이 공 하나하나에 환호해주시는 걸 들었다.
‘팬들도 기록을 알고 계시는구나’ 싶었다.
홈팬들 앞에서 기록을 달성해서 더 기쁘다”며 웃었다.
끝이 아니다.
또 다른 기록이 있다.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다.
이미 KBO리그에서는 최고다.
현재 378세이브인데, 오승환을 제외하면 300세이브조차 없다.
손승락 KIA 퓨처스 감독이 271세이브로 역대 2위다.
누구도 밟지 못한 또 다른 고지를 향해 달린다.
22개 남았다.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시련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구위를 회복했다.
박진만 감독 역시 “폼이 와일드해졌다.
좋아졌다”고 했다.
이런 오승환이기에 시즌 내 달성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오승환은 “팀 승리를 지키다 보면 팀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무엇보다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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