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친 벨트란, 명전 자격심사 50% 미만 지지[SS시선집중]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사인훔치기 주역으로 드러난 카를로스 벨트란. 2012~201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동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카를로스 벨트란(45)은 미국야구기자단(BBWAA)의 2023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자격 첫해 투표에서 46.5% 지지를 얻었다.
투표를 행사한 389명 가운데 181표다.

올해 자격 첫해 후보자 14명 가운데 최다 득표다.
벨트란과 마무리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10.8%)를 제외한 12명은 5% 미만으로 더 이상 후보 자격을 유지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탈락이다.
벨트란의 46.5% 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적은 표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의 사인훔치기 주역에 의한 감표가 작용했다.
첫해 75% 지지는 어렵지만 50% 이상은 전망됐다.

푸에르토리코 태생의 벨트란은 역대 메이저리그 스위치히터로는 톱5내에 랭크될 정도로 우수한 타자다.
스위치히터로 홈런 400개 이상은 미키 맨틀(536), 에디 머레이(504), 치퍼 존스(468), 벨트란(435개) 등 단 4명에 불과하다.
역대 5명의 홈런 400 이상, 도루 300 이상 작성한 호타준족에도 포함된다.
올해 명예의 전당에 가입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는 199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2라운드에 지명됐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텍사스 레인저스, SF 자이언츠 등 7개팀에서 20년 활동하고 은퇴했다.
통산 타율 0.279, 435홈런, 1587타점, 312 도루, 1582득점, OPS 0.837을 기록했다.
수상도 1999년 AL 신인왕을 비롯해, 실버슬러거상 2회, 골드글러브 3회, 올스타 9차례 선정됐다.
2013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지역봉사와 선행을 베푼 공로를 인정받아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2017년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 때의 사인훔치기로 추락했다.
그동안의 MLB 활약이 얼룩졌고, 감독 자리마저도 물러나야 했다.
2019년 11월1일 뉴욕 메츠 사령탑으로 임명된 뒤 MLB 사무국의 조사 결과 휴스턴의 사인훔치기 주역으로 드러났다.
결국 구단과 합의 끝에 지휘봉도 잡지 못하고 2020년 1월16일 메츠 감독에서 사임했다.
현재는 뉴욕 양키스 전담방송 YES의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기자단의 투표 결과를 보면 벨트란의 사인훔치기가 영향을 준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약물혐의자와는 확실하게 구분됐다.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약물혐의자들의 투표 결과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이들의 투표 지지는 농락 수준이었다.

2013년 전무후무한 MVP 7회 본즈, 사이영상 7회 클레멘스의 자격 첫해 지지는 36.2%, 37.6%였다.
자격 10년째 마지막이었던 2022년 본즈 66.0%, 클레멘스 65.2%로 야구기자단 투표는 마감됐다.
둘은 현대야구시대 위원회(Contemporary Baseball Era Committee)의 명전 가입 여부를 받는 처지가 됐다.
프레드 맥그리프가 이 위원회로 통해 2023년 명전 회원이 됐다.
16명의 투표자 가운데 75% 12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되는 상황에서 본즈와 클레멘스는 4표를 받았다.

6년 만에 야구기자단의 투표로 명전 회원이 된 2023 회원 스콧 롤렌은 2017년 자격 첫해 10.2%(43표)부터 시작해 올해 76.3%로 입성했다.

벨트란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해 ‘미스터 옥토버’로 통했다.
포스트시즌 65경기에서 타율 0.307, 16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과연 미국야구기자단이 언제쯤 75% 이상의 지지를 해줄지 흥미롭다.
moonsytexa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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