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91% 최다… 농식품·행안 순
부처 산하 조직 신설해 재취업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7개 정부 부처 공직자의 퇴직 후 재취업 심사 통과율이 84에 달한다며 ‘관피아’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부터 2022년 6월까지 7개 정부 부처의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현황을 조사한 ‘관피아 실태보고서’를 발표했다.
7개 부처에는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가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 심사 대상 430건 중 359건(84)이 ‘취업가능’(265건) 또는 ‘취업승인’(94건) 결정을 받았다.
부처별로 보면 교육부가 91로 가장 높았고, 농식품부 89, 행안부 87, 법무부 85, 환경부 82, 고용부 80, 해수부 73 순이었다.
취업가능은 퇴직 전 5년간 소속된 부서나 업무가 취업예정 업체와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이고, 취업승인은 업무관련성은 있지만, 법에서 정한 취업을 승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취업승인을 받은 퇴직 공무원의 특별 사유로는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작은 경우’가 50%를 차지했다.
이어 ‘업무관련성이 있지만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작은 경우’(25%), ‘국가안보상의 이유나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취업이 필요한 경우’(12%)가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퇴직 공직자들이 추상적인 사유로 재취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퇴직 공무원 가운데는 법률을 개정해 조직을 신설한 뒤 해당 조직에 재취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수부는 해외수산협력센터, 교육부는 한국교육환경보호원, 환경부는 환경책임보험사업단과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을 신설한 뒤 부처 공무원이 퇴직하고 임원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기업에 연속적으로 지원해도 취업가능·취업승인을 받기도 했다.
법무부 검사장들과 정무직 차관들은 퇴직 전 3∼10개 기업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들은 대부분 취업가능·취업승인 결과를 받았다.
부처에서 관리·감독하는 민간투자회사에 재취업하거나, 산하 단체 기관장과 유관 협회 자리를 대물림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경실련은 “관경유착, 취업시장 공정성 저해, 기업 방패막이 등 관피아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며 “국회와 정부는 허점투성이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통해 관피아 근절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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