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퍼프린젠스, 강한 열에도 ‘아포’ 만들어 생존”
5년간 총 54건, 환자 2609명…3~5월 가장 많이 발생
“끓인 음식도 실온에 방치하면 위험…각별히 주의해야”
 | 봄철에도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축제에 참석했던 주민 400여 명이 한꺼번에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호소한 일이 있었다.
당초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검사 결과, ‘클로르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이하 퍼프린젠스)라는 식중독균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은 음식을 끓여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끓였던 음식이라도 실온에 방치할 경우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른 식중독균과 달리 충분히 가열해 조리한 음식도 퍼프린젠스의 증식으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교차가 큰 봄철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22일 당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총 54건, 환자는 2609명 발생했으며, 이중 37%가 봄철인 3∼5월에 집중됐다.
퍼프린젠스균은 가열 등으로 생육 조건이 나빠지면 열에 강한 ‘아포’(spore)를 만들어 살아남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일종의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인데, 그러다 다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아포에서 깨어나 다시 증식한다.
 |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분히 끓여 조리한 음식이라도 실온에 방치하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증식으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식약처 제공 |
또한 퍼프린젠스균은 산소를 싫어하고 아미노산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가령 갈비찜 등을 대량으로 조리하고 그대로 실온에 방치해 온도가 60도 이하가 되면 조리용 솥 내부에서 가열과정에서 살아남은 퍼프린젠스 아포가 다시 증식해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식약처는 일교차가 큰 봄에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저녁에 조리한 음식을 기온이 올라가는 낮까지 실온에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아 퍼프린젠스 식중독이 빈발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퍼프린젠스 식중독 발생 장소는 대량 조리가 많은 음식점이 29건(13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규모 어린이집·지역축제 등 기타 장소 13건, 집단 급식소 7건 순이었다.
발생 원인은 닭, 돼지고기 등 육류 조리식품 섭취로 인한 것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식약처는 퍼프린젠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육류 등은 중심 온도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조리하고 보관 시엔 여러 개의 용기에 담아 5도 이하에서 보관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또한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보관된 음식은 75도 이상으로 재가열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 예방을 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일상생활에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홍보해 안전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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