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외형 복원을 넘어 생체 적합성, 기능성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데 의미 상당해
상어는 일생 동안 수천에서 수만 번 이빨을 갈아 끼울 수 있고, 코끼리도 최대 여섯 번까지 이빨을 교체한다.
하지만 인간은 단 한 번의 영구치를 가질 뿐이다.
이를 잃으면 지금까지는 임플란트나 의치 같은 인공 보철물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이들 보철물은 생체 적합성, 내구성, 부작용 등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올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 치아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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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
이 물질은 세포 간 신호 전달을 유도해 치아가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한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통해 실험실 환경에서 치아 조직을 실제로 형성하고 성장시키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안나 안젤로바-볼포니(Ana Angelova-Volponi) 박사(킹스칼리지 재생치의학 책임자)는 “치아를 다시 자라게 하여 생물학적으로 대체한다는 아이디어가 저를 이 연구로 이끌었다”며 “우리는 실험실 접시에서 치아를 성장시킴으로써 지식의 공백을 실제로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편적인 임플란트 수술은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 치근을 잇몸 뼈(치조골)에 식립한 뒤, 인공 치아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실험실에서 배양된 치아는 진짜 치아처럼 잇몸 조직과 자연스럽게 결합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킹스칼리지 런던 박사과정생 쉬천 장(Xuechen Zhang)은 “이 기술은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될 뿐만 아니라 면역 거부 반응의 위험도 없어 충전물이나 임플란트보다 생물학적으로 훨씬 더 적합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과제는 실험실에서 키운 치아를 실제 사람의 입속에 심는 것이다.
연구진은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첫째, 어린 치아 세포를 치아가 빠진 자리에 이식해 입 안에서 자라게 하는 방식, 둘째는 실험실에서 완전히 성장시킨 치아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어떤 방법이든 치아 형성의 초기 단계는 실험실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구강 건강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구강 건강은 단순히 치아 문제를 넘어 △정상적인 식사 △말하기 △사회적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구강 내 박테리아가 혈류로 침입해 전신 감염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보철학 임상 강사 시어셔 오툴(Saoirse O‘Toole) 박사는 “치아를 재생하는 이 새로운 기술은 매우 흥미롭고, 치의료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며 “내 평생 진료에 적용되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내 자식의 자식 세대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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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환경에서 배양한 치아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 제공 |
한 전문가는 “사람은 상어처럼 수천 번 이빨을 교체할 수 없고, 코끼리처럼 여섯 번의 기회를 가지지도 않는다.
단 한 번의 영구치를 잃는 순간, 지금까지는 인공 보철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없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치과의학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험실에서 배양한 치아가 잇몸 조직과 결합해 자가 치아처럼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임플란트 기술로는 극복할 수 없었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진보”라며 “향후 이식 기술이 더욱 정교해진다면 ‘진짜 내 치아’를 되찾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기술은 단순히 외형 복원을 넘어, 생체 적합성과 기능성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며 “이는 치의학뿐 아니라 재생의학, 유전학, 조직공학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진전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아 교체, 재생 연구 관련 체크리스트
?실험실 환경서 인간 치아 조직 배양 성공
?기존 인공 보철물의 대체 가능성 시사
?치아 재생 의학 획기적 전환점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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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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