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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 마렵다” “아들은 낙태”…위험 수위 넘은 ‘아동혐오’

대구 간호사, 신생아 향해 막말
원주 교사, 남자 초등학생 비하
시민들 “가장 안전해야 할 곳에서” 충격
전문가 “아동혐오 점점 단단해져”


“사랑해주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혐오는 하면 안 되죠.”

최근 간호사와 교사가 아이에 대한 막말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민 최모(37)씨는 이같이 말했다.
아동과 가장 가까운 공간인 병원과 학교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믿기 어려운 행태에 최씨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힘들게 일하시는 거 잘 알고 아이들을 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며 “그래도 이런 직업을 선택한 분들이 이래서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11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20대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낙상 마렵다”(낙상시키고 싶다)는 문구를 게시했다.
신생아를 돌보는 곳의 간호사가 이같이 충격적인 글을 SNS에 버젓이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은 급속도로 확산했다.
대구가톨릭대 병원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SNS에 올린 사진. 피해 신생아 가족 제공
이 간호사는 아직 자가 호흡을 하지 못하는 환아에게 “진짜 성질 더럽네”라고 하거나, 신생아의 양팔을 감싼 사진과 함께 “악 지르는 것 보니 내일 퇴원해도 되겠고만 왜 왔는데. 오자마자 열 받아서 억제시킴” 등의 글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윤영 병원장은 5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본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부적절한 행위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병원 측은 8일 해당 간호사 외에도 신생아를 학대했을 가능성이 있는 간호사 2명을 추가로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시민들의 충격을 더했다.
대구경찰청은 해당 간호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하며, 추가 가담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강원도 원주의 한 초등학교에선 담임교사가 SNS에 남자 초등학생 혐오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SNS에 “남초딩들 보면 혐오스럽다, 악취, 소음, 먼지, 스트레스 결혼해서 아들 생기면 낙태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해당 교사는 계약제 교원으로, 출산 휴가를 낸 담임교사를 대신해 학급의 담임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학부모들에게 알려졌고, 학교 측은 해당 교사를 아이들과 분리 조치한 뒤 업무에서 배제하고 계약을 종료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시민들은 아동이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잇따라 드러난 어두운 이면에 분노와 함께 불안감을 드러냈다.

곧 출산을 앞둔 정모(34)씨는 “아이들을 가장 아껴주고 보살펴줘야 할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며 아이를 대하고 있었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나중에 우리 아이도 이런 어른들과 맞닥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 전체에 퍼진 아동혐오의 고리가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임명호 단국대 교수(심리학)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한 사회일수록 취약층에 대한 혐오 감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 사회에서 아동을 향한 혐오 감정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이나 학교같이 신뢰가 바탕인 기관에서 나온 이 같은 일들은 불안을 더 가중시키며 사회 전체의 혐오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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