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기는 11일 오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지지자들과 반대 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서초동 사저로 이주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를 출발했다.
사저로 돌아가는 건 2022년 11월 7일 한남동 관저 입주를 완료한 지 886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출발 전 관저로 찾아온 참모들과 마지막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퇴거를 두 시간 앞둔 오후 3시 기준으로 한남동 관저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500여명이 모였다.
오전에는 지지자 10여명이 '윤 어게인', '민주당 해체' 등이 적힌 팻말과 태극기를 손에 든 채 윤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
길가에는 '윤석열 파이팅 탄핵 무효' 등이 적힌 현수막도 곳곳에 걸렸다.

유튜버 신의한수는 오후 3시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윤 전 대통령 응원 집회를 열었다.
집회 인원으로는 1만명을 신고했다.
사회자는 "대통령경호처에서 신원이 확실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주장하며 "40대까지 신분증을 준비해달라"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악수할 수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요청이기 때문에 50, 60, 70대는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서초동 사저 아크로비스타 앞에는 한 주민이 주문했다는 꽃다발 상자가 놓였다.
주상복합건물 경비원들은 외부인 통제를 위해 순찰에 나섰다.
한남동 볼보빌딩 앞 인도에서는 탄핵 찬성 집회를 이어온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의 '윤 전 대통령 구속 촉구' 집회가 열렸다.
'깜빵 어게인', '윤석열 방 빼'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집회 참여자 20여명은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과 조속한 퇴거를 촉구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며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퇴거와 함께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이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며 "국민 여러분과 제가 함께 꿈꾸었던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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